ITC '메디톡스 vs 대웅제약' 판결에 주목하는 배터리 업계

입력 2020-12-20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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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판결 연장 투표 첫 '소수의견'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최근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영업비밀 침해 소송 최종판결을 내리자 배터리 업계에서도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소송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일 ITC에 따르면 지난 9일(현지시각) 위원회에서 최종 판결일을 내년 2월 10일로 연기하는 안건을 투표한 결과 전체 위원 5명 중 1명이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두 차례 최종 판결일을 연기할 때와는 다른 양상이다. 10월 5일에서 26일로, 그리고 이달 10일로 연기하는 것을 정하는 투표에서는 만장일치 '동의'가 나왔었다.

ITC에서는 최종 판결일을 연기할 때 따로 사유를 밝히지는 않고 있다. 이번 소수의견에 대해서도 별다른 내용을 덧붙이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소수의견이 ITC의 분위기 변화를 방증하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지금까지 몇 차례 연장 결정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이라는 추측이 나왔지만, 이번에는 내부적인 변수가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소수의견은 연장 자체에 반대하는 것일 수도 있고, 그 기간에 대한 것일 수도 있다.

만약 코로나19 상황 때문이라면 연장 자체를 반대하는 의견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연장 기간이 문제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세 차례 연장하면서 ITC는 그 기간을 15일, 30일, 2개월 등 늘려왔다. 모두 코로나19 때문이라기에는 이 차이를 설명하기 어렵다.

아울러 최근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최종판결이 나온 것도 이런 추론에 힘을 싣는다.

앞서 16일 ITC는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균주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미국 제품명 주보)의 수입을 21개월간 금지한다고 최종판결했다.

이 사건도 애초 11월 6일로 예정됐던 최종판결일이 19일로 미뤄졌다가 이달 16일로 한 차례 더 연장됐다.

당시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소송 등 다른 사건들도 잇따라 미뤄지자 업계에서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일정 조정이라는 추측이 나왔었다.

LG화학에서도 다른 소송들이 일제히 미뤄지는 것을 근거로 코로나19의 영향이라고 밝혀왔다.

하지만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사건의 최종판결이 나오면서 비슷한 시기에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소송이 연장된 것은 코로나19보다는 내부 결정 과정의 문제가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앞서 ITC가 예비심결에서 LG화학의 손을 들어줬던 것은 '영업비밀 침해' 내용 자체보다는 소송 중 SK이노베이션의 '부정행위'에 대한 것"이었다며 "당시 구체적인 구제책이나 영업비밀 침해 등에 관한 내용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은 만큼, 이런 점에 대한 위원회의 고심이 길어지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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