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사업이 미래에도 생존 가능한가?”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의 답은 ‘예스 오어 노우(YES or No)’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겪으며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화학사업의 한계를 경험한 만큼, 인류와 환경에 모두 필요한 사업으로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이 어렵다는 진단이다.
25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나 사장은 이달 20일 구성원과 가진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Comm. day’에서 구성원들에게 화학사업이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 친환경 제품 비중을 현 20%에서 2025년까지 70%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날 나 사장은 “코로나19를 겪으며 아무리 좋은 비즈니스와 시스템도 한순간에 붕괴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면서 “특히 폐플라스틱 이슈 등 환경 문제에 직면한 화학 비즈니스는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비즈니스로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또한, 나 사장은 “코로나19로 세계 경제가 멈춘 몇 달간 그동안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던 대기오염 문제가 일부 해소되는 것을 목격했다”며 “한편으론 안전·보건을 위한 멸균 포장재, 일회용 의료기기를 위한 화학소재, 언택트 소비문화 확산이 불러 온 간편 가정식, 위생용품 등에서 플라스틱의 필요성이 재조명 되기도 했다” 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현상은 화학사업이 당면하고 있는 도전과 기회를 당장의 현실로 옮겨 놓았다”면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플라스틱의 순기능은 발전시키면서 폐플라스틱을 완전히 재활용하는 자원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지 않으면 우리 사업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화학 사업이 더 이상 설 땅이 없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나 사장은 친환경 화학 사업의 확대를 SK종합화학의 생존 방법으로 제시하며 친환경 제품 비중을 5년 안에 7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SK종합화학이 미래에도 지속 성장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그린 중심의 딥체인지’가 될 것”이라며 “이는 화학제품의 순기능을 ‘그린’에 접목시켜 인류 삶의 질을 높이면서, 동시에 친환경이어야 하는 혁신적 가치를 제공, 즉 그린 포 베터 라이프(Green for Better Life)”라고 분명한 방향을 제시했다.
SK종합화학은 ‘그린 중심 딥체인지 전략’의 중점 과제로 △고기능성 친환경 제품 확대 △고객 개념 확장 및 친환경 플라스틱 생태계 조성을 통한 경제적가치(EV)와 사회적가치(SV) 동시 추구 △기술 기반의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 역량 확보 등을 제시했다.
특히 친환경 제품의 비중을 높이기 위해서는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고기능성 소재 △재활용을 용이하게 할 수 있는 단일 포장 소재 △연비 향상과 배출가스 저감에 탁월한 자동차용 경량화 소재등을 중심으로 대폭 확대하고, 필요한 역량은 과감한 기술개발 투자와 인수합병(M&A) 등으로 확보할 방침이다.
SK종합화학은 또 화학제품의 친환경 전환은 무엇보다 밸류체인내에서 같이 진행돼야 하는 만큼 2,3차 직접 고객뿐 아니라, 폐 플라스틱 수거·재활용 업체와 정부 및 학계까지 확장된 고객으로 정하고 협력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다.
동시에 폐플라스틱의 자원 선순환을 위해 다시 화학제품의 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고도화된 ‘열분해’ 기술 확보, 자연상태에서 분해됨으로써 재활용이 불필요한 생분해성 수지도 개발할 예정이다.
나 사장은 “그린 중심의 딥체인지는 눈앞의 실적을 넘어 기업의 미래 생존을 담보하고 기업 가치를 더욱 높이는 근본적인 방안”이라며 “플라스틱 자원순환 생태계를 가장 효율적으로 개선하고 새로운 그린 패러다임을 주도하는 친환경 화학사업 분야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