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공포에 가정간편식 수요 폭발…'국민 비상 식량' 등극

입력 2020-02-25 15:37 수정 2020-02-25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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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성ㆍ영양ㆍ맛 두루 갖춘 덕분…CJ제일제당ㆍ오뚜기ㆍ신세계푸드 등 공장 풀가동해 대응

#서울에 사는 30대 직장인 임모 씨는 최근 대구에 사는 부모님을 위해 온라인으로 비상 식량을 구매하고 있다. 그는 지난 일주일간 2회에 걸쳐 쿠팡, 마켓컬리 등을 이용해 샤브샤브, 추어탕, 칼국수, 삼계탕 등 가정간편식(HMR)과 고구마, 사과 등을 대구로 보냈다. 임 씨는 “부모님이 밖에 나가지 않으셨으면 하는 마음이 커 온라인으로 먹거리를 직접 구매해서 보내드렸다”면서 “외출하지 않더라도 집에서 며칠간은 끼니를 해결하실 수 있게끔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HMR를 찾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HMR는 집에서도 별다른 조리 과정 없이 간편하게 취식이 가능하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편의성은 물론, 원물제어 기술, 레토르트(고온 살균) 기술 등을 통해 영양 면에서도, 맛으로도 일반식에 뒤떨어지지 않는다.

간편식의 이런 장점 덕분에 코로나19 사태에도 소비자들이 외출을 최대한 자제할 수 있게 돼 이번 기회에 ‘국민 비상식량’으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더욱이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지난해 3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되는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급성장세가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비고 국물요리 (CJ제일제당)
▲비비고 국물요리 (CJ제일제당)

25일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이 회사의 온라인몰 CJ더마켓에서 판매되는 2월 가정간편식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 제품인 ‘햇반’의 경우 이달 들어 온오프라인 통틀어 하루 평균 주문량이 평소 대비 2.5배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19가 급격하게 퍼진 대구ㆍ경북을 포함한 경상남북도 지역에 주문량이 집중된 상태다.

지난해 출시한 ‘비비고 생선구이’도 21일까지 매출이 전월 대비 2배 이상 증가할 정도로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고등어구이ㆍ삼치구이ㆍ가자미구이 등 3종으로 구성된 이 제품은 불 없이 전자레인지 1분 조리로 생선구이를 즐길 수 있는 냉장 수산 HMR 제품으로, 대형마트에서 생물 생선을 구매해 먹던 수요를 흡수한 것으로 분석된다.

오뚜기의 간편식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치는 정확히 나오지 않았으나 밥과 라면 종류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대표 제품인 ‘오뚜기밥’은 공장 가동률을 최대로 올려 100% 돌리고 있고, 라면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대형마트와 이커머스 할 것 없이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오뚜기는 공장 가동률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고, 재고 물량을 활용해 수요 증가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아워홈과 신세계푸드 등도 간편식 매출이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 냉동 도시락 브랜드 ‘온더고’를 론칭한 아워홈은 이달 들어 자사 온라인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0% 이상 늘었다. 온더고와 볶음밥 등 식사대용류 품목과 함께 생수와 국ㆍ탕ㆍ찌개류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사진제공=신세계푸드)
(사진제공=신세계푸드)

신세계푸드는 홈쇼핑 채널을 통한 냉동 소포장 양념육 판매가 늘었다. 1인 가구를 겨냥해 내놓은 ‘올반 소불고기’, ‘순살 닭다리구이’ 등 소포장 양념육의 인기에 힘입어 신세계푸드의 2월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0% 증가했다. 이달 들어 23일까지 온라인 채널 매출은 전년 대비 1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관련 업계는 주문량이 급증하고 있지만 설비 증설 등을 통한 생산량 변화에는 아직까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 사태의 전망이 불분명해 섣부른 증설은 자칫 손해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회사별 주요 제품은 평상시에도 공장을 100% 가동하고 있어 (수요 증가에 따른) 당장의 가동률 변화는 없다”면서도 “이러한 추세가 3개월 이상 이어지며 장기화할 경우 설비 증가 등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제조사의 가동률과 생산량이 당장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한정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대형마트와 이커머스 등 유통 채널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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