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주식거래, 허위 정보 유포 등으로 수백억 원의 이득을 챙긴 혐의로 기소된 ‘청담동 주식 부자’ 이희진 씨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형량은 1심보다 줄었다.
서울고법 형사6부(재판장 오석준 부장판사)는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3년6개월, 벌금 100억 원, 추징금 122억여 원을 선고했다. 이 씨가 벌금을 내지 않을 경우 3년간 노역장에 유치하도록 했다.
이 씨의 형량은 1심보다 1년4개월 줄었다. 벌금 액수도 절반으로 깎였다. 재판부는 “피해 규모와 피해자가 많긴 하지만 이 사건이 시세 조종 같은 자본시장 질서 교란과 다른 측면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1심 양형을 전반적으로 낮추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 재판부는 1심에서 인정된 유죄 부분 중 일부를 무죄로 바꾸고, 1심에서 무죄로 판단했던 부분을 일부 유죄로 봤다.
함께 기소된 이 씨의 동생 이모 씨는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 프라임투자파트너스 대표 박모 씨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벌금형 선고의 유예는 1심과 같이 2심에서도 유지됐다. 동생 지인 김모 씨에게는 벌금 800만 원이 선고됐다.
주식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청담동 주식 부자’로 불린 이 씨 등은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금융투자업 인가 없이 투자매매회사를 설립해 운영하고 수천억 원의 주식을 매매하면서 130억 원가량의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또 증권방송 등에 출연해 허위 정보를 제공해 총 292억 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하는 등 204명의 투자를 유도, 251억 원 상당의 손실을 보게 한 혐의(사기적 부당거래)도 받았다.
1심은 이 씨의 범죄가 조직적, 계획적이고, 범행으로 취한 부당이익이 큰 점 등을 고려해 징역 5년, 벌금 200억 원, 추징금 130억여 원을 선고했다. 이 씨의 동생은 징역 2년6개월에 벌금 100억 원, 박 씨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0억 원, 김 씨는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