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2019-09-09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자동차 업계 노동조합의 내부정치 다툼이 노사 협상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협상의 한 축인 노조가 지도부 선거나 내부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흔들리며 원활한 교섭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GM) 지부는 이날부터 11일까지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이 회사의 전면 파업은 2002년 제너럴모터스(GM)가 당시 대우자동차를 인수한 뒤 처음이다.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기본급 5.65% 인상 △1인당 1650만 원 상당의 성과급·격려금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요구안은 지난 5년간 누적 적자가 4조 원에 달하는 한국지엠의 상황에 견줘볼 때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런데도 노조는 임금인상과 사 측의 고용보장을 요구하며 파업을 강행했다.
이를 두고 지도부 교체를 앞둔 상황이 노조의 강경노선 설정에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지엠 노조 25대 지도부는 올해 말 임기를 끝낸다. 아직 세부 일정이 잡히지는 않았지만, 10월 말부터는 지도부 선거 국면이 전개될 예정이다.
현 지도부는 지난해 2월 GM의 군산공장 폐쇄 당시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내부에서 받기도 했다.
그 때문에 이번 임단협에서 강경한 태도를 유지해 일종의 업적을 남기거나, 아예 교섭을 후임 지도부로 넘겨 비판을 면하려 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통상 노조 지도부가 선거를 앞둔 시점에는 업적을 남겨 차기 집행부 선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쉽사리 협의에 응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라고 밝혔다.
한국지엠 노조 관계자는 “지금 같은 시국에 임금 인상만 요구하는 파업을 누가 하겠냐”며 “회사가 지속 가능한 발전 전망 계획을 내놓도록 요구하기 위한 목적이 더 크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단체협상에서 임금 인상과 성과급은 회사의 수익성 회복에 따라 결정한다는 내용에 노사가 동의한 바 있다”며 “사 측은 더 제시할 게 없다는 입장이 확고하다”라고 말했다.
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은 제3 노조 설립을 놓고 내부에서 마찰을 빚고 있다.
현재 르노삼성차에는 기업노조와 민주노총 르노삼성차 지회 두 개의 노조가 있다. 이 중 다수 노조인 기업노조가 대표로 회사와 교섭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선출된 기업노조 지도부는 박종규 위원장이 이끌고 있다. 박 위원장은 2011년 민주노총 르노삼성차 지회를 설립한 인물로 취임 이후 강경 노선을 걷기 시작하며 조합원과 갈등을 겪어왔다.
6월 진행된 ‘2018년 임단협’ 당시 지도부는 투쟁 기조를 고집하며 파업에 들어갔지만, 노조원 절반가량이 반기를 들며 파업을 거부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후 사내에서는 지도부에 대한 불만이 점점 쌓이며 최근 직원 일부가 제3 노조 설립을 시도하려는 움직임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르노삼성차 노조 지도부는 지난달 23일 대의원대회에서 ‘제3 노조 조직분열 및 노조 와해세력 징계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기도 했다.
2일 임금교섭 첫 상견례를 연 노사는 추석 이후 본격적인 교섭에 들어갈 예정이다.
하지만 자동차 업계에서는 노조 지도부의 내부 다툼이 교섭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