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가 생산능력 1만 톤의 말레이시아 폴리실리콘 공장 ‘PS1’의 상업생산을 시작했다.
원가 경쟁력이 있는 말레이시아 공장의 생산능력이 확대되면서 ‘태양광 암흑기’를 지나는 OCI는 생존 능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
4일 OCI는 지난달 말 PS1 공장 증설을 완료하고 상업 생산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OCI의 폴리실리콘 유휴 생산능력은 한국 5만2000톤, 말레이시아 2만7000톤으로 총 7만9000톤까지 확대됐다.
OCI는 이번 증설로 바닥을 모른 채 가격 급락세를 보이고 있는 폴리실리콘 시장에서 대응력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전 세계 태양광 산업은 지난해 최대 시장인 중국의 보조금 정책 변환으로 수요가 부진하면서 태양광 전 밸류체인에 걸쳐 공급과잉이 발생, 제품가격이 급락하기 시작했다.
OCI의 국내 공장에서 생산하는 폴리실리콘은 공장 가동 비용이 높아 주요 경쟁사인 중국 회사와의 가격 싸움에서 승산이 없는 상태였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현지 공장은 공장 부지를 정부에서 무상 제공하고 전기요금 또한 한국의 3분의 1 수준이다. 폴리실리콘은 생산원가 중 40% 이상이 전력비용인 것으로 알려져 있어 공장 가동 비용이 저렴할수록 원가가 싸지는 구조다.
현재 군산공장에서 생산되는 폴리실리콘의 원가는 ㎏당 13~14달러 수준인 반면 말레이시아는 이보다 최소 30% 가격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OCI는 말레이시아 공장 확대를 통해 폴리실리콘 원가를 2020년까지 지난 2016년 대비 23% 절감하는 로드맵을 세우고 있다.
이에 OCI는 국내 공장에서 모노 웨이퍼·반도체 웨이퍼 업체향(向) 고순도 폴리실리콘 등 고부가 제품 비중을 늘리는 동시에 말레이시아 폴리실리콘 공장에서 태양광 발전용 제품을 생산하는 투트랙 전략을 취하고 있다.
OCI의 말레이시아 공장 가동에 따른 실적 반등은 하반기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태양광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중국이 빨라야 이달 관련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당장 공급과잉 상태가 해소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중국 업체의 증설 물량(7만5000톤)을 모두 소화하려면 태양광 설치 수요가 120GW 정도는 돼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행히 올해 설치 수요는 이 기준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폴리실리콘 가격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반기에 폴리실리콘 가격이 ㎏당 10달러를 넘어서면서 OCI 실적 반등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OCI는 침체된 태양광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향후 경영능력을 검증받은 전문경영인을 중심으로 내실경영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26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백우석 회장, 이우현 부회장을 한 단계 승진했고 김택중 사장을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로 발탁했다. 김 사장은 지난 2017년 말레이시아의 폴리실리콘 사업장인 OCIMSB의 사장으로 임명돼 조기에 공장을 가동하고 안정화를 성공시켜 회사의 역량강화에 큰 기여를 했다고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