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를 언급하면 무엇이 생각날까?
당연히 대부분 ‘쇼핑’이라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이들과 다르게 대형마트를 언급하면 ‘취미생활’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대형마트 문화센터’ 회원들이다.
2018년 한 해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바라며, 일보다는 개인의 삶을 중요시하고, 여럿보다는 혼자 하는 것을 선호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작되면서 일과 삶을 균형 있게 보내는 ‘워라밸’에 대한 관심이 컸던 한 해였다.
개인의 삶을 중요시하는 모습은 여가를 어떻게 보내느냐로 이어졌다. 이는 새해인 2019년 기해년(己亥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대형마트들도 그런 이들을 위해 다양한 취미 프로그램으로 유혹하고 있다. 더 이상 대형마트는 쇼핑만 하는 곳이 아닌, 각종 취미생활을 즐기는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는 셈.
사실 문화센터 고객은 대형마트의 잠재 고객이기도 하다. 문화센터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마친 뒤 바로 귀가하지 않고 쇼핑도 즐기는 사람들이 다수이기 때문이다. 각 대형마트에서도 이런 점을 고려해 문화센터를 단기간의 매출 진작을 위한 수단으로 고려하기보다 장기적인 시각으로 고객에게 혜택을 늘리려 고민하고 있다.
이마트 문화센터는 주 52시간 시대를 맞아 올 하반기 직장인을 겨냥한 저녁 강좌를 30%가량 늘렸다.
1997년 대형마트 업계 최초로 문을 연 이마트 문화센터는 일반 학원 수업료보다 30~50% 저렴한 수강료로 연 이용객이 약 130만 명에 달한다.
전체 1만여 개의 강좌 중 저녁 프로그램으로 등록된 강좌가 900여 개를 기록하며, 전체 강좌의 8~9% 수준을 보인다.
아직 대형마트 문화센터가 낮 시간대 주부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좌가 많지만, 이마트는 저녁 강좌도 늘리면서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문화센터 이미지 변모를 꾀하는 모습이다.
롯데마트는 2000년 구리점과 의정부점에 처음으로 문화센터를 개설했다. 18년이 흐른 현재 롯데마트 문화센터는 전국 68개 문화센터에서 평균 400~500여 개의 강좌를 운영 중이다. 회원 모집 시기에는 접속자가 과도하게 몰려 홈페이지가 마비될 상황에 이르렀다.
특히 지금과 같은 겨울학기 강좌는 실내활동이 많은 계절 영향으로 조기 마감되는 프로그램이 대다수를 이룬다.
롯데마트 문화센터에서도 직장인들을 위해 평일 저녁 시간을 활용한 강좌를 추가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현재 평일 오후 진행되는 강좌는 전체의 약 7%에 이른다. 한국무용, 발레스쿨, 성인발레, 생활영어, 생활중국어, 수채화, 유화, 제철요리 강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일 평균 1~2시간가량 진행되는 이들 강좌의 수강료는 4만~11만 원대로, 일반 사설 학원보다 많이 저렴하다.
홈플러스 문화센터는 전국 125곳에서 약 2500개의 강좌가 운영되고 있다. 7000여 명의 전문 강사진과 연간 140만 명의 회원이 다양한 평생학습에 참여한다.
특히 홈플러스 문화센터는 공간 쉐어서비스와 맞춤 프로그램, 문화데이, 어린이 플리마켓 등을 통해 지역사회의 만남의 장으로서 커뮤니티 중심이 되고 있다.
또한 지역교육청과 지자체 및 다양한 기관과의 협업으로 부모교육, 바른먹거리교육, 다문화교육, 청소년 진로교육 등을 지원하고 있다.
홈플러스 문화센터의 직장인 수강생도 최근 크게 늘었다. 홈플러스 문화센터는 지난해 가을학기 저녁 시간대 강좌 수강생이 전년도보다 47% 늘었다고 밝혔다. 요가, 필라테스 등 피트니스 강좌는 물론, 드럼, 바이올린, 캘리그라피, 수채화 등 자기계발을 주제로 한 강좌를 찾는 직장인이 증가했다.
재테크, 비즈니스 스피치, 수납 등 직장인의 관심 분야를 주제로 한 이색 강좌도 인기를 얻고 있다.
이처럼 대형마트 문화센터는 기존 핵심 고객이 '엄마'에서 '직장인'으로 변화하고, 타겟이 변하면서 강좌 커리큘럼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단순히 아기와 함께하는 프로그램, 건강, 쿠킹클래스 등의 강좌 중심에서 자기계발, 가치소비에 투자하는 직장인의 특성에 따라 부동산, 금융, 외국어 등 실용적인 수업을 대거 배치하고 취미 수준을 넘어 전문가 수준의 교육과정도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