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독립계 자산운용사인 '트러스톤 자산운용'이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17일 '트러스톤자산운용'이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해 ‘찬성’입장을 확정하고 이를 사전공시 했다. 사실상 국내 대형 금융지주 산하가 아닌 국내 독립계 자산운용사의 '찬성' 입장은 트러스톤이 처음이다.
이날 트러스톤 측은 최근 내부위원회 심의를 통해 현대차그룹이 발표한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해 찬성하는 것이 주주이자 운용사 입장에서 훨씬 유리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트러스톤은 주총 반대의견을 가장 많이 낸 운용사로 알려져 있다. 2012년부터 2017년까지 6년간 트러스톤자산운용의 주총 의안 평균 반대율은 약 10.2%(한국기업지배구조원 집계 기준)로 국내 자산운용사 중 가장 높았다.
앞서 2016년 3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주총회에서도 사외이사 선임과 관련해 냉철한 반대입장을 내세운 바 있다. 당시 트러스톤은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반대하고, 남성일 씨와 이유재 씨 사외이사 선임 등에도 반대했다.
이어 모비스 주총에서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안건 이외에도 정관일부 변경의 건, 정명철 사내이사 선임, 이승호·임건 사외이사 선임에 대해서도 반대입장을 내는 등 이제껏 현대차그룹 경영전략에 상대적으로 비판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자본시장에서는 그동안 현대차그룹의 경영 방침에 상대적으로 비우호적 입장을 밝혀온 트러스톤이 이번 지배구조 개편안에는 "찬성" 입장을 밝힌 만큼 이들의 판단 배경을 주목하고 있다. 나아가 이번 ‘찬성’ 결정은 대신지배구조연구소의 ‘반대 권고’에도 불구하고, 이뤄졌다는 점도 눈길을 끌고 있다. 일시적인 수익변화에 치우치지 않고 "장기 투자자의 안목에서 객관인 판단이 배경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도 뒤따르고 있다.
나아가 29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사가 잇따라 모비스 분할합병에 반대입장을 밝힌 가운데 사실상 처음으로 "찬성"입장을 밝힌만큼 향후 국내 주요 기관투자자들의 판단에 적지 않은 영향이 뒤따를 것으로 분석된다. 의결권 자문사의 ‘반대 입장’이 실제 주주 및 운용사들의 입장과 차이가 있다는 점을 재확인 됐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리서치 중심의 투자전략을 추구하는 운용사로 알려져 있다. 국민연금을 비롯해 세계 주요 국부펀드가 지금을 위탁 운용했을 만큼 실력을 인정 받아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세계 1위 규모의 국부펀드인 노르웨이 글로벌정부연금펀드(GPEG), 2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투자공사(ADIA)의 기금위탁 운용사로 활동했고, 중국투자공사(CIC) 역시 트러스톤을 기금위탁운용사로 선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