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타스 통신의 이날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는 “양국이 한반도 상황을 포함한 국제 문제와 아시아 태평양 지역 안보 구조 개편, 그리고 평양과 모스크바의 실질적인 교류 증대 방안에 대해 다룰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국은 수교 70주년을 기념해 공동 행사 준비와 상호 방문도 의논한다. 리용호 외무상은 2박 3일간의 러시아 방문을 위해 전날 모스크바에 도착했다.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리용호 외무상 간 회담의 주요 의제는 남북한 화해와 관계 정상화일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외무부는 “남북한 관계 개선의 최종 목표는 동북아의 지속적인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러시아가 제안하고 중국이 지지했던 한반도 평화 로드맵에 따라 남북한에 긍정적인 분위기가 조성된 것을 환영한다”라고 밝혔다.
다만 러시아 정부는 지나친 기대와 낙관에 경계하는 모습도 보였다. 올렉 부르미스트로프 러시아 외무부 한반도 문제 특임 대사는 7차 모스크바 국제 안보 회의에서 북한의 핵 문제와 동북아시아 안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신중해야 한다며 “군사적 대응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라고 말했다.
북한 노동자 문제와 양국 협력 프로젝트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러시아는 시베리아와 동아시아 지역의 노동력 부족을 북한의 노동력으로 해결해왔다. 그러나 작년 12월 채택된 유엔 안보리 결의안 2397호에 따라 북한 노동자들이 해외에서 일할 수 없게 되면서 문제가 생겼다. 당시 러시아 외무부는 “북한 노동자들을 즉시 추방하라는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라며 “2017년 9월 11일 이전에 고용 계약을 맺은 북한 노동자는 2년 이상 러시아에 체류할 수 있다”라고 발표했다. 타스 통신은 이번 회담에서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 결의 이후 끊긴 나진-하산 간 복합 물류 수송 프로젝트에도 주목할 것으로 내다봤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번 회담에서 남한을 포함한 3자 협력 프로젝트가 논의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달 평양에서 개최된 제8차 경제협력위원회 이후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찾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유력한 프로젝트로는 북·러 간 두만강 대교 건설 계획이다. 프로젝트 결정은 전적으로 러시아와 북한에 달렸지만, 남북 관계가 진전된다면 한국 기업들도 건설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