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 기업의 수출은 세계수요 회복에도 불구하고 주요 선진시장에서 불확실성이 증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IT관련 품목이 강세를 보이며 주요 수출 품목인 반도체, 일반기계, 석유화학, 컴퓨터 등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나 보호무역주의 확산,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 환율 변동 등이 수출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무역보험공사는 17개 해외 지사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8년 상반기 지역별 수출ㆍ지역경제 전망'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무역보험공사 해외 지사장들은 주요 시장별 상황을 볼 때 올해 수출여건이 지역별로 다소 상이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LA, 뉴욕) 지사장은 “철강ㆍ세탁기 세이프가드 청원 등 보호무역주의 강화, 법인세 인하에 따른 미국 기업 가격경쟁력 상승 등으로 한국 기업의 미국 수출여건이 호의적이지만은 않다”면서 “디지털 융합산업 확대, 건설경기 호조, 설비투자 확대에 힘입어 반도체ㆍ일반기계 등의 수출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북경, 상해) 지사장은 “한ㆍ중 관계회복에 따른 사드 피해 완화, 중국의 안정적 성장과 개혁개방 확대 정책 등으로 전년보다 수출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반도체ㆍ석유화학 품목 등 중간재 제품은 수출 증대가 예상되나, 디스플레이ㆍ가전 품목은 중국 자급률 상승과 현지생산 확대로 수출 감소가 예상되는 등 품목별로 수출 여건이 갈릴 것”으로 내다봤다.
파리 지사장은 “유럽연합(EU) 경제는 수년간 이어온 완만한 성장세가 유지돼 모든 회원국의 경제 성장이 예상되나, 브렉시트ㆍIS 테러 등의 불확실성으로 대(對)유럽 수출은 전년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ㆍ석유화학 수출은 증가하나, 가전은 현지생산 확대로, 선박은 수주잔량 감소로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세안(ASEAN)은 부품ㆍ소재산업 육성 등에 따른 산업 고도화, 중남미는 우리와의 FTA 체결에 따른 수출여건 개선, 러시아 등 CIS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 특수 등으로 전반적인 수출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관측됐다.
반면, 중동 지역은 정치적 불안과 유가회복 지연 가능성, 아프리카 지역은 반정부 시위 등 정치적 불안정성 등으로 전년 대비 수출이 하락하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수출 기업들의 최대 관심사인 수출 대금 결제위험도의 경우 대부분의 해외 지사장들이 전년도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ㆍ중앙아시아 등 일부 지역에 대해서는 전년보다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금리인상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따라 재무구조가 취약한 미국 중소규모 수입자의 대금 미결제 위험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지사는 “2016년 말 이후 수입자 영업중단ㆍ연락두절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는 등 보험 사고건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라고 했다.
LA지사는 “LA에 소재한 자바시장(Jobber Market) 침체로 섬유ㆍ패션 수입기업의 영업 현황이 좋지 않다”며 “LA지사 앞 사고 조사 의뢰건 가운데 절반 가량이 섬유ㆍ패션 업종”이라고 이야기했다.
자바시장은 북미는 물론 남미에 중저가 의류를 공급하는 미국 최대의 의류 도매시장으로 전체 매장 2500개 중 교민들이 약 1800개 운영, 글로벌 교포기업인 Forever21도 이곳에서 시작했다.
하지만 최근 온라인 시장 성장에 따른 매출 감소, 트럼프 반이민정책에 기인한 중남미 고객 급감으로 단기간 내 영업 개선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으로 전해졌다.
카자흐스탄 주재원은 “중앙아시아의 경우 경기 침체와 자국 화폐 가치 하락으로 우리 수출 기업에 대한 대금결제가 어려워져 중장비ㆍ자동차 업종에서 보험사고가 증가했다”면서 통상적으로 수출대금 미회수 채권에 대한 법률적 구제가 쉽지 않은 바, 무역보험 등을 통한 위험관리를 당부했다.
문재도 무보 사장은 “해외시장 진출을 고민하는 내수 중소ㆍ중견기업들이 대금 미회수 위험과 환위험 등 무역에 수반되는 위험에 대한 걱정 없이 해외시장 개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무역보험을 적극 제공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