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2회를 맞은 컨데나스트 컨퍼런스는 패션잡지 보그(Vogue)와 지큐(GQ)의 발행사인 세계적 출판그룹 컨데나스트 인터내셔널이 주최하고, 보그 인터내셔널의 에디터인 수지 멘키스가 주관 하는 행사다.
이번 서울 행사에는 프랑스 발망의 디자이너 올리비에 루스텡, 이탈리아 베르사체의 최고 경영자 지안 자코모 페라리스, 미국 코치의 총괄 디자이너 스튜어트 베버스 등 30여 개국의 패션 CEO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등 500여 명이 참여했다.
'Future Luxury is Limitless'라는 주제로 기조 연설에 나선 이 사장은 미래 패션의 화두로 '무한(Limitless)'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 사장은 그동안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Timeless)가치가 미래 럭셔리로 인식되어 왔으나, 이제 패션시장은 빅데이터, VR, 인공지능 등 첨단 IT기술과 SNS가 융합하면서 새로운 창조적 가치를 지향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이러한 변화의 주인공으로 밀레니얼 세대를 꼽았다. 1980년대 이후 태어나 주 소비층으로 급부상한 밀레니얼 세대가 SNS를 통해 패션 트렌드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재생산하면서, 미래 패션 시장은 무한한 가능성을 맞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럭셔리 산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아시아 시장이 과거와 다른 독창적인 디자인 스타일로 글로벌 트렌드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사장은 차세대 패션 트렌드를 선도할 도시로 서울만의 매력을 강조했다. 서울은 화장품을 비롯한 뷰티 산업의 기반이 확고해 전 세계 젊은 소비층이 호감을 두고 있고, 어디서나 인터넷 사용이 가능한 수준 높은 IT 인프라가 구축되어 새로운 제품의 성공 가능성을 가늠하는 데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또한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다양한 한류문화의 인기에 힘입어 아시아 시장의 유행을 선도하고 있어서 서울이 미래 럭셔리 시장의 판도를 가늠할 시금석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사장은 삼성이 K-패션의 디자인 역량과 미래 가능성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은 1995년 한국 최초의 디자인 스쿨인 SADI(Samsung Art & Design Institute)를 설립해 패션과 제품 디자인 분야에서 창의적인 인재를 키우며 IDEA, Red Dot, iF 등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에서 매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아울러 패션 디자이너 육성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 브랜드의 유럽 진출에도 성공했다. 이 사장은 2005년 '삼성패션디자인펀드SFDF)'를 설립해 지금까지 19개 팀의 디자이너들에게 총 270만 달러를 지원했다.
세계적인 남성복 브랜드로 성장한 '준지'를 만든 정욱준 상무도 삼성으로 영입되기 전 3회 연속 SFDF 수상자였다. 올해 준지는 세계 최대 남성복 전시회인 이탈리아 삐띠 워모(Pitti Uomo)에 국내 첫 특별 게스트로 초청되어 유럽 현지 바이어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이 사장은 "미래 럭셔리를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기술 발전으로 럭셔리 산업이 큰 변화를 맞고 있다"며"기술과 인간의 창의가 조화를 이뤄 미래 럭셔리 산업으로 발전할 때 무한한 가능성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디자인 역량과 첨단 기술을 갖춘 삼성이 이상적인 시장으로 떠오른 K-패션의 트렌드를 선도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하며 기조 연설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