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제작사 측이 공개한 티저 포스터는 아관파천 시기 고종의 거처였던 러시아 공사관을 배경이며, 기존 포스터와는 달리 가로 사이즈의 와이드 이미지로 제작됐다. 또한 조선 왕들이 착용하던 화려한 곤룡포가 아닌 ‘백색 곤룡포’를 입고 커피 잔을 손에 든 채 무심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긴 ‘고종’(박희순)의 모습, 그 앞에서 다기(茶器)세트를 들고 단아한 태도로 서 있는 고혹적인 뒤태의 여인, 그녀를 뚫어지게 응시하는 ‘일리치’(주진모)의 눈빛과 강렬한 표정이 압권이다. 창백하리 만치 차가운 백색 곤룡포를 착용한 박희순의 모습은 그간 보아온 따뜻하고 편안한 남자의 이미지가 아닌, 다소 예민하고 날카로운 당시 고종의 상황과 심리상태를 그대로 표현해내고 있다. 또한 일본제복을 입고 표정은 냉정하나 진심이 담긴 눈빛으로 김소연을 쳐다보는 주진모의 모습은 포스터 속 긴장감을 극에 달하게 한다.
전혀 앞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김소연,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와 고종에게 매일 모닝커피를 내리는 바리스타 ‘따냐’ 역을 맡게 된 그녀는 티저 포스터에서 표정을 볼 수 없어서 더욱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번 포스터에서 표현해 낸 세 사람을 둘러싼 정적인 분위기 속 은밀한 긴장감은, 그들의 관계가 그다지 평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고종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커피를 내리는 조선 최초의 바리스타 역을 맡은 김소연은, 이번 포스터에서 드러나지 않는 얼굴만큼이나 마음을 드러내지 않는 고종암살사건의 열쇠를 지닌 비밀스런 인물로 등장한다. 또한 영화 ‘무적자’ 이후 2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주진모와 곤룡포를 입으면 어느새 고종이 된다는 박희순의 감성적인 연기가 어떤 시너지를 낼지 주변의 기대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밖에 포스터 좌측 상단에 위치한 카피 두 줄 ‘1896 고종’은 영화 ‘가비’가 조선의 마지막 시기인 고종 시대를 배경으로 영화화 됐음을 암시하며, ‘들이지 말아야 할 것을 들였다’ 라는 의미심장한 카피는 조선에 들이지 말아야 할 것, 그것이 무엇인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또한 로고 ‘가비’ 아래 적힌 태그라인 ‘아름다운 독(毒)’은 치명적인 매력의 팜므파탈 분위기마저 풍기며 은근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영화 ‘가비’는 명성황후 시해 이후, 고종 황제가 러시아 공사관으로 거처를 옮겼던 아관파천 시기인 1896년부터 대한제국을 선포한 1897년 사이를 시대적 배경으로 ‘커피’와 ‘고종’을 둘러싼 음모와 비밀을 그린다. 개봉은 오는 3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