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신경분리 정부 정책에 '반기'

입력 2009-09-22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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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농협법 개정 '불가'...중앙회 해체도 못한다"

연내 농협 신·경분리를 처리하려는 정부안에 대해 농협이 전격적으로 반기를 들고 나섰다.

또 농협을 둘러싼 5개 노조들의 의견도 엇박자를 내고 있어 농협 개혁을 둘러싸고 논란이 점차 갈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농협 사업구조개편 중앙위원회는 지난 16~17일 이틀간 대전에서 토론을 갖고 사업구조개편 형태를 비롯해 시기와 명칭, 상호금융 독립법인 여부 및 필요자본금 조달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중앙위는 농협중앙회 명칭을 브랜드 가치를 감안해 현재대로 유지하고 상호금융중앙금고(조합금고) 독립은 시기상조라는데 의견 합의를 봤다. 조합금고는 대신 인사권과 예산권을 독립한 '상호금융 대표이사제'를 도입키로 했다.

농협 개혁의 최대 쟁점인 신·경 분리 시기에 대해서도 중앙위는 정부안에 난색을 표했다. 정부는 연내 농협법을 개정, 내년 말까지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별도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신·경 분리를 마무리짓는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에 대해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신·경 분리 추진 시기와 관련해 중앙위에서 2012년, 2014년, 2017년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며 "그 중에서 2012년 분리하자는 의견이 대세를 이뤘다"고 전했다. 정부안보다 1년 이상 늦춰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농협과 관련된 5개 노동조합들도 지난 17일 처음 만나서 농협신경분리 사업에 대한 각 단체별 의견을 교환했다.

이 자리에서 NH농협중앙회 노조는 농협 신·경분리를 2017년에 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반면 전국축협노조는 신경분리 자체를 반대하고 있어 농협을 둘러싼 각 노조별 입장 마져도 대립되는 양상을 보였다.

축협노조 관계자는 “농협의 신·경분리 자체가 농협과 축협의 정체성을 훼손할 것으로 보고 신·경분리 자체를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농협중앙회에 대한 조직 슬림화와 지배구조 개편등을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NH농협노조의 관계자는 “솔직히 신경분리를 안했으면 하는 속내가 기저에 깔려있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신경분리를 해야 한다면 NH노조는 차선책으로 2007년 3월에 합의했던 ‘2017년 분리안’으로 가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농협 중앙위와 노조의 의견은 정부 개혁안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주무 부처인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 3월 농협 중앙회를 해체하면서 농협경제지주회사, 농협금융지주회사, 상호금융중앙금고(조합금고) 형식으로 일괄 전환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정부안을 내놓은 바 있다.

농식품부는 올해 정기국회에서 농협 신·경 분리안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늦춰도 10월말에는 입법예고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농식품부의 한 관계자는 “농협중앙위의 최종안을 제출받은 뒤 검토는 하겠지만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농식품부 다른 관계자도 "민·관 합동기구인 '농협개혁위원회'를 통해 6개월간 논의를 거쳐 내놓은 정부 개혁안을 이제와서 손바닥 뒤집듯 엎어버리겠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농협개혁위원회가 만든 안을 근본으로 삼고 농협중앙회 자체 안을 참고하겠다는 정부 입장은 불변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농협 신·경 분리를 둘러싼 정부·농협·노조의 갈등은 올 연말로 갈수록 세대결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점쳐진다.

농협중앙회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중앙회가 최대한 시간을 벌면서 농협에 유리한 쪽으로 의견을 끌어오도록 노력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정부의 의지가 워낙 확고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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