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죄기만 하는 한국형 AI…"3년 내 빅테크에 종속될라"

입력 2024-11-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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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G3' 도약 골든타임 놓치면…글로벌 패권경쟁서 크게 뒤쳐져
잇단 규제에 사법리스크도 장기화…카카오 흔들리면 AI한축 '와르르'
美, 규제완화로 인수합병 기대…AI생태계 재편땐 국내 파장 클 듯

한국은 네이버·카카오 등 몇 안되는 인공지능(AI) 생태계 보유국이지만 AI 3대 강국(AI G3)으로 도약할 적기를 놓치면 글로벌 AI 패권 경쟁에서 뒤처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리나라가 규제에 발목 잡혀 AI 경쟁력을 갖추지 못할 경우 3년 안에 빅테크에 종속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친기업적 성향이 강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면 AI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바이든 행정부 시절 반독점 규제 등으로 막혔던 인수합병 건들이 추진될 것으로 기대되는 반면 한국은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 제정을 추진하며 반독점 위반 행위에 칼을 빼 들며 규제 강화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 옥죄기 식 규제가 계속된다면 AI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박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은 “규제에 발목 잡혀 골든타임을 놓칠 경우 우리나라가 ‘AI G3(3대 인공지능 강국)’로 도약할 확률이 없어지는 것은 물론 미국산 AI가 한국을 점령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박 회장은 “모든 소프트웨어가 AI에 종속이 돼서 국내 기업이 독자적 시장개척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이 국내 수성도 불가능하고 3년 내로 미국 AI 기업 중심으로 종속된 구조로 재편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실리주의를 추구하는 만큼 향후 협상에서 미국 AI를 들이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박 회장의 판단이다. 이미 국내 기업들은 AI 경쟁에서 100배 이상 규모가 큰 빅테크에 뒤처지는 상황이다. 특히 카카오의 경우 사법리스크로 인해 중요한 의사 결정에 속도를 내지 못하며 AI 전략에 차질을 빚어왔다.

이에 IT업계에서는 사법리스크가 장기화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사법리스크로 인해 몇 년을 낭비하고 있다”며 “김범수 창업자가 AI 산업 육성을 위해 인력도 확보하고 노력을 한 인물인데 카카오가 흔들리면 우리나라 AI의 한 축이 날아가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인이 구글 분할 시도에 회의적 입장 표명한 만큼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독점해소관련 판결에서 사업 분할 가능성을 피할 가능성 커졌다”며 “이를 두고 글로벌 빅테크 대해서도 규제 논의가 사라지는 추세인데 한국의 작은 기업들에 규제하는 것이 맞는지 회의적인 목소리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AI 기업들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당선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자국우선주의 정책으로 인해 미국 중심 AI 생태계가 재편될 경우 국내 기업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우리의 경쟁자가 빅테크이다 보니,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빅테크와 AI 기업들에 대해서는 비규제, 인수합병(M&A)에 있어서는 자유로운 방식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런 것들이 최근 우리 입장에서는 반대되는 플랫폼 규제 상황과 맞물릴 경우 어떤 영향을 미칠지 면밀히 보는 단계”라며 우려를 표했다.

한국이 AI G3 도약하기 위해서는 개별 기업의 노력이 아닌, 국가적 차원에서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박 회장은 “정부가 앞장서 통신인프라 구축으로 IT 강국, 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했듯 AI 선두기업을 전폭적으로 육성해 한국형 AI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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