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머스크 만세! 부르는 서학개미, 추격 매수 해?

입력 2024-11-07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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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당선 직후 업종별 수익률
▲. 2016년 당선 직후 업종별 수익률
서학개미(미국 주식 투자자)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 소식에 6일(현지시간) 테슬라 주가는 ‘삼백슬라(테슬라 1주당 300달러)’를 향해 달리고, 뉴욕증시 3대 주요 지수는 모두 사상 최고치로 마감해서다. 미지근하던 수익률을 빠르게 회복한 서학개미들이 속속들이 나타나자, 간밤 포모(FOMO·상승장에서 혼자 소외되는 것에 대한 공포감) 현상도 깊어졌다. 투자자 사이에서는 지금이라도 추격매수를 고민하는 경우와 대선 효과로 인한 ‘고점론’을 점치는 시각이 공존해 고민은 깊어지는 중이다.

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보관 금액 상위 10종목(상장지수펀드(ETF) 제외)의 10월 이후 평균 수익률은 이날 기준 27.15%로 나타났다.

올해 전체 평균 수익률은 92.88%다. 종목별로 보면 세계 최대 비트코인 보유 기업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276.28%)와 호실적을 발표한 인공지능(AI) 관련주 팔란티어 테크놀로지(234.92%)와 엔비디아(202.30%)가 세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했다.

서학개미 주식 보관액 1위인 테슬라도 수익률 상승세가 가파르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장보다 14.75% 오른 288.53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오전 장 중 한때는 15.17% 상승해 289.59달러를 찍었다. 이는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것으로, 지난해 7월 19일(장중 299.29달러) 이후 약 1년 4개월 만의 최고치다. 최근 한 달 수익률은 11.82%로 마이너스(-)이던 연중 수익률을 16.15%로 돌려놨다.

이는 테슬라가 일명 ‘트럼프 수혜주’로 꼽혀서다. 앞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의 당선을 지원하기 위해 슈퍼팩(super PAC·정치자금 모금 단체) ‘아메리카 팩’을 직접 설립해 운영했으며, 공화당 상·하원의원 후보 지원을 포함해 최소 1억3200만 달러(약 1840억 원)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대 경합 주로 꼽힌 펜실베이니아 등에서 ‘현금 살포’ 성격의 공격적인 선거운동을 벌이며 승리를 견인한 핵심 인물로 꼽힌다.

간밤 테슬라 주식 투자자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서 투자자들은 “이제 삼백슬라 가는 거냐, 존버한 보람이 있다”, “머스크 사랑해요. 트럼프도”, “잘 버텼다. 이제 판다”라며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 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트럼프의 승리는 테슬라와 머스크에게 가장 큰 호재가 될 것”이라며 “(규제 완화를 통한) 자율주행 패스트트랙은 투자자들이 관심을 두는 최전선이자 중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관금액 2위인 엔비디아도 전날 장중 최고가(146.49달러)와 종가 기준 최고가(145.61달러)를 모두 갈아치웠다. 엔비디아는 최근 한 달간 24.45% 수익률을 보였다. 1대 10 액면분할 전인 연초에 비해서는 202.3% 상승한 셈이다.

서학개미 보관금액 3위인 애플은 최근 한 달 수익률이 -1.54%로 부진했다. 다만 연중 수익률은 19.97%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간밤 미국 증시에서는 ‘그래닛셰어즈 2배 롱 코인베이스 데일리 ETF’(티커명 CONL)가 하루에만 62% 가까이 폭등해 서학개미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이 ETF는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2배 따르는 상품이다. 트럼프 당선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치솟으면서 함께 급등하자, 전날 서학개미는 해당 ETF를 미국 증시에서 세 번째로 많이 순매수했다.

이처럼 미국 증시가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자, 증권가에서는 연말 국내 증시의 자금 이탈세를 우려하고 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효과 등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산타랠리를 기대한 개미들의 엑소더스(대탈출)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9월부터 이달까지 900억 달러를 넘긴 채 유지 중으로, 1000억 달러 돌파가 머지않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선호 투자 대상은 경제 체력이 뒷받침되면서 피봇 국면에 접어든 증시로 미국 증시가 대표적”이라며 “차선호 투자 대상은 경제 체력이 뒷받침되거나 피벗(pivot·통화정책 전환) 국면에 접어든 증시가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미국 증시도 대내외적 변수가 많은 상황에서 과열 양상을 보여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이라 말릭 누빈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 대선 결과가) 단기적으로는 미국 주식 시장에 긍정적이지만, 중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다시 가속화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가 있다”며 “중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지 여부에 따라 트럼프의 무역 정책은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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