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찍은 '캐즘'…LG엔솔ㆍLG화학 3분기 실적 개선 [종합]

입력 2024-10-28 17:26 수정 2024-10-29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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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3분기 영업익 4483억 원…전분기 대비 129% 증가
LG화학 영업이익 4984억 원…석유화학은 적자
공장 운영 효율화ㆍ투자 속도 조절 등으로 수익성 방어 나서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이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속에서도 전 분기 대비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다만 전방 시장이 완전한 회복세로 돌아서지 않은 데다 4분기 계절적 비수기 영향이 예상됨에 따라 설비투자(CAPEX)를 최소화하는 등 투자 속도를 조절하기로 했다.

28일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3분기 매출 6조8778억 원, 영업이익 4483억 원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1.6%, 영업이익은 129.5% 각각 증가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생산세액공제(AMPC)는 4660억 원으로, 2분기(4478억 원)보다 소폭 늘었다. 4월부터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한 얼티엄셀즈 2공장이 본격 가동을 시작했고, 스텔란티스와의 합작공장인 넥스트스타에너지도 최근 배터리 모듈 양산에 돌입했다.

여기에 유럽 주요 고객사 출하량 확대, 인도네시아 현대차 합작공장(JV) 실적 반영, 에너지저장장치(ESS) 매출 성장 등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IRA 세제 혜택을 제외한 영업손실은 177억 원으로, 2분기(-2525억 원)보다 적자 폭이 대폭 줄었다. 전기차ㆍESS용 배터리 출하량이 확대됨에 따라 전사 가동률이 개선됐고, 메탈 가격이 하향 안정화하면서 원가 부담이 감소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LG화학 테네시 양극재 공장 조감도 (제공=LG화학)
▲LG화학 테네시 양극재 공장 조감도 (제공=LG화학)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 LG화학도 올해 3분기 매출 12조6704억 원, 영업이익 4984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2분기 대비 3.01%, 영업이익은 22.79% 각각 증가했다.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의 수익성이 개선되며 실적 선방에 힘을 실었고, 첨단소재 부문도 1502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다.

다만 석유화학 부문의 부진이 뼈아프다. 석유화학 부문은 382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 분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중국발 공급 과잉이 지속되는 가운데 원료 가격, 운임 상승 영향으로 비용 부담이 커지며 수익성이 나빠졌다. 4분기에는 제품 스프레드(마진) 개선과 신공장 가동률 상승 등으로 점진적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생명과학 부문은 연구개발(R&D) 비용이 증가하며 9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자회사 팜한농은 저수익 비료 화공사업 중단으로 196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 (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 (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양사는 전기차 회복 지연, 4분기 계절적 영향 등으로 당분간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운영 효율화와 투자 속도 조절을 통해 캐즘 극복에 나선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수요 부진을 고성장하는 ESS로 대체하는 전략을 편다. 중국에서 양산하는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20% 이상 개선하고 2025년부터 미국에서 ESS 양산을 추진한다. 유럽에서는 기존 전기차 배터리 생산 라인 일부를 ESS 라인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필수불가결한 투자를 제외하고 설비투자 지출을 최소화하는 식으로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며 "내년 설비투자 규모는 올해 대비 상당 폭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앞서 미국 애리조나주에 건설 중인 ESS 공장 건설을 일시 중단한 바 있다.

LG화학도 당초 계획한 4조 원 규모의 설비투자(CAPEX) 규모를 2조 원 중반대로 축소할 방침이다.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은 "내년 역시 시장 상황을 고려해 보수적인 투자 규모를 유지하겠다"며 "철저한 운전자본 관리, 원가절감 활동 등 관리 역량을 보다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장기적 관점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는 지속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8년부터 건식 전극 공정 도입을 준비하는 한편 단결정 양극재, 실리콘 음극재 적용도 확대하기로 했다. 2030년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개발 목표도 차질 없이 진행한다.

LG화학도 3대 신성장동력(친환경 소재ㆍ전지 소재ㆍ혁신 신약) 중심의 투자 기조를 이어간다. 차 사장은 "열분해유 공장 가동, 수처리 바이오 오일(HVO), 바이오 원료 '3HP' 개발 착수 등 신사업을 육성하는 한편 북미 양극재 공장 건설과 함께 외부 고객을 적극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2026년 전후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한 고전압 미드니켈 제품을 고객사와 공동 개발하고, LFP 양극재는 2027년 양산을 목표로 고객사와 출시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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