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치 갈아치우는 금값에 ETF 화색

입력 2024-10-27 11:16 수정 2024-10-27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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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치 갈아치우는 금값에 ETF 화색
국제 금값 연초 대비 49% 넘게 급등
강달러에도 국제정세 불안에 수요 커
“신흥국 매수세…금 ETF 자금 유입”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관계자가 골드바를 들어보이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관계자가 골드바를 들어보이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빅컷’(한 번에 금리 0.5%포인트 인하) 이후 금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금과 은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덩달아 몸값이 치솟고 있다. 잿빛 업황과 실적 전망 등으로 삼성전자 등 국내 대형주들 주가가 횡보하면서 시장이 흔들리고, 미래를 예측하기 힘들어지자 투자자들이 안전한 피난처를 찾아 나선 덕분이다.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은 금값이 4분기에 온스 당 평균 2800달러에 이르고 내년 1분기에는 평균 2900달러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금과 미국 국채는 불확실성을 먹고 자라는 자산이다”라면서도 “금리 인하 효과 등이 선반영돼 있는 만큼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27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간)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2754.60달러에 마감했다. 22일 최고가(2759.80달러)를 경신한 금값은 올해 들어 33% 넘게 올랐다. 국내 금 현물 가격도 오름세다. KRX 금 시장에서 1kg 금 현물 1g당 가격은 12만8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들어 14.5%, 연초 대비 48.5%씩 상승했다.

투자자들은 고민이다. 직접 금 현물이나 선물을 사야 할 지다. 실물을 거래하지 않더라도 투자자들은 금에 투자하는 ETF를 사고팔 수 있다. 치솟는 금값에 관련 ETF 수익률도 고공행진 중이다.

국내 금 현물 가격을 좇는 ‘ACE KRX 금현물’은 이달 들어 14.48% 상승률을 기록했다. ‘KODEX골드선물(H)’(2.36%), ‘TIGER골드선물(H)’(2.42%) 등이 국제 금값에 연동된 흐름을 보인 데 더해 미국, 캐나다, 호주 등 글로벌 금 채굴 기업에 투자하는 ‘HANARO 글로벌금채굴기업(9.25%)’도 양호한 성과를 냈다.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통상 금은 미국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에 접어들면 달러화 약세 현상에 따라 가격이 오르는 모습을 나타낸다. 다만 이번 금값 상승 배경으로는 다른 요인이 꼽힌다. 지난달 연준의 빅컷에도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를 눈앞에 두며 강세를 띠고 있다.

국제 정세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북한의 러시아 파병과 중동 전쟁 등 지정학적 위기 고조로 위험 회피 심리가 자극받고 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여지가 거론되는 점도 안전자산 선호를 강화하고 있다. 달러 가치가 높아지는 상황에서도 주로 달러로 거래되는 금을 향한 수요가 큰 셈이다.

금과 함께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은값과 ETF 수익률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COMEX에서 거래되는 은 선물 12월물은 25일 종가 기준 온스당 33달러를 돌파했다. 2011년 4월 전고점(49.82달러)에는 크게 못 미치지만, 금에 비해 저평가 매력을 보유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달 ‘KODEX 은선물(H)’과 ‘TIGER 금은선물(H)’은 각각 5.76%, 3.4% 올랐다.

홍성기 LS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중앙은행 금 매입에 의한 구조적 상승세가 유효한 상황에서 6월부터 재개된 금 ETF로의 자금 유입도 금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작용했다”며 “전반적 미국 경제 지표 호조 속에 달러인덱스도 상승하며 금 가격 하방 압력을 가했으나, 월초 소폭의 조정 후 다시 상승세를 재개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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