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간암 양성자 치료 국내 최초 2000례 달성

입력 2024-10-14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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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양성자 치료 건수 9만 건 넘겨…“더 많은 간암 환자 살릴 새로운 길 찾겠다”

▲유정일(왼쪽) 삼성서울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유정일 교수와 김나리(오른쪽) 교수가 양성자 치료를 기다리는 간암 환자에게 치료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서울병원)
▲유정일(왼쪽) 삼성서울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유정일 교수와 김나리(오른쪽) 교수가 양성자 치료를 기다리는 간암 환자에게 치료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서울병원)

삼성서울병원은 국내 최초로 간암에 대한 양성자 치료 적용이 2000례를 돌파했다고 14일 밝혔다.

삼성서울병원은 2015년 말 양성자 치료기기를 국내 민간병원 중 처음으로 도입해 2024년 현재 전체 양성자 치료 9만 건을 넘어섰다.

그동안 방사선치료 적용에 일부 제한이 있던 환자들에게 완치와 삶의 질 향상이라는 희망을 전달하고 있다. 특히 간암은 양성자 치료 주요 대상 암종 중에서도 괄목할 성장을 보인다. 양성자 치료에 최적합한 5대 암(간암, 두경부암, 폐암, 두경부암, 뇌종양, 췌담도암) 중에서도 환자 규모가 가장 크고, 성장세도 제일 가파른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양성자치료기 도입 3년 차인 2017년 치료 환자 수가 118례로 세 자릿수를 넘겼고 2019년 228례, 2023년에는 319례를 달성했다. 도입 초장기 때와 비교하면 연간 치료 환자 수가 3배 가까이 급격히 늘었다.

간암의 양성자 치료 적용 고도화 및 치료 효과에 대한 연구와 다학제에 기반한 진료 경험을 쌓아가며 환자 치료에 있어 프로세스 최적화를 거듭한 덕이다. 간암의 경우 주로 만성 간질환 환자에서 발생하고 조기에 발견해 근치적 치료를 적용한 경우에도 재발률이 높다. 크고 작은 혈관들이 촘촘하게 분포한 해부학적 특징 탓에 치료가 어렵기도 하지만, 치료 시 간 기능을 보존해야 하는 것도 넘어야 할 과제다.

삼성서울병원에서 간암의 양성자 치료가 각광을 받고 성공적으로 2000례를 달성하며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이유로 양성자빔의 물리적 특성, 호흡동조 및 스캐닝 치료 방법의 적용 등이 꼽히고 있다.

양성자 치료는 양성자가 몸속 암세포를 타격하는 순식간에 사라지는 물리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제거해야 하는 암세포 이외 다른 정상 조직에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특장점을 가진다.

호흡동조기술 역시 빼놓을 수 없다. 환자가 숨 쉴 때마다 간 내부의 종양 위치가 변하는 탓에 정확한 치료 지점을 설정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 삼성서울병원 방사선종양학과는 거의 20년간의 축적된 호흡동조기술을 바탕으로 치료 전 환자 호흡 패턴 파악, 맞춤형 호흡 패턴 제시 및 교육을 바탕으로 최적화된 호흡 동조 기법을 적용하고 있다.

치료 전 4차원 특수 전산화단층촬영을 통해 암과 장기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치료 시에도 이를 바탕으로 실시간으로 호흡 상태를 모니터한다. 일정한 호흡 주기에 최적화된 양성자 빔을 조사해 주변 장기 노출을 최소화하며 종양에 집중된 고정밀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스캐닝 방식의 치료 기법 또한 간암에서 양성자 치료의 성장을 도왔다. 삼성서울병원이 보유한 양성자 치료기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초고속 스캐닝 방식의 치료법을 채택했다.

스캐닝 방식이란 마치 3D 프린터를 통해 원하는 모양의 물체를 만들어 내는 방식처럼 종양의 모양에 따라 여백이 생기지 않도록 촘촘하게 선을 그려 쌓아 올려 종양에 대한 맞춤형 양성자빔을 전달해 암세포를 모두 제거하는 방식이다.

예측하기 어려운 환자의 호흡 상태에서의 종양 움직임과 초정밀 스캐닝 방식의 적용은 양성자 치료 방식 중 최고 난도의 치료 방법 중 하나로 꼽힌다.

삼성서울병원은 간암의 양성자 치료에서 호흡동조 치료 하에서 성공적인 스캐닝 방식 적용과 임상적 유효성을 확인한 세계 최초 연구를 유럽방사선종양학회지(Radiotherapy and Oncology)에 발표해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삼성서울병원이 간암 양성자 치료를 시작한 후 데이터가 있는 환자 1859명을 대상으로 확인한 생존율은 72.9%다. 단순비교가 쉽지는 않으나 국가암정보센터가 가장 최근 발표한 간암의 5년 상대 생존율은 39.3%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여기에 머물지 않고 고선량 방사선 치료법인 ‘플래시(FLASH)’ 기술에 관한 연구를 올해 9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플래시는 초당 40 그레이(Gy) 이상의 고선량의 방사선을 1초 미만의 찰나의 순간에 집중적으로 조사하는 치료법을 말한다. 방사선을 이용한 암 치료의 수준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미래 기술로 꼽힌다.

박희철 삼성서울병원 양성자치료센터장(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삼성서울병원의 성공적인 양성자 치료 적용은 적극적인 연구로 양성자 치료의 효과를 입증하고, 다학제팀이 합심해 최적의 치료를 찾고자 머리를 맞대고 숙고한 결과”라며 “아직도 난치성으로 손꼽히는 혈관침윤동반 간암환자들에서도 면역항암요법 등 다양한 치료와 병합해 양성자 치료 효과를 더욱 배가하여 완치의 희망을 가지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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