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티메프(티몬·위메프)’ 미정산 소상공인을 위한 정책대출을 시행하고 있지만, 사태 3개월째를 맞은 현재 정부의 자금 대비 대출 집행률은 16.2%에 불과해 소상공인의 눈높이와 현실에 맞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8일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산자위 간사, 목포시)이 소상공인진흥공단(소진공)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9월 30일 기준 티메프 미정산 대출 신청 건수는 총 1499건으로 집계됐다. 소상공인 대출을 맡은 소진공이 1104건, 중소기업을 담당하는 중진공이 395건을 차지했다.
실제로 대출이 이뤄진 건수와 총대출금액은 소진공 741건 275억 원, 중진공 288건 816억 원으로 집계됐다. 1건당 평균 대출액은 소진공 3600만 원, 중진공 2억8300만 원으로 중소기업의 건당 대출금액이 소상공인보다 평균 8배 정도 많았다. 두 기관의 금리는 모두 연 2.5%다.
의원실은 애초 마련한 피해 소상공인 지원자금은 1700억 원 규모인데 월 9일부터 시작된 대출의 집행률은 고작 16.2%에 불과하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중진공의 대출은 81.6% 집행됐지만, 상대적으로 소액 피해가 많은 소상공인들의 신청이 저조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영세 소상공인이나 피해 금액이 1000만 원대 이하 등 소액일 때 연 2.5% 금리를 부담하면서 대출을 받기보다는 피해를 감내하거나, 지인의 도움 등 다른 방식으로 해결하는 사례도 있다는 설명이다.
김 의원은 “피해 금액이 1건당 수억 원에 이르는 중소기업 대출에 1000억 원을 배정하고 소상공인 대출에 1700억 원을 배정한 것은 잘못된 정책 설계”라며 “영세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해 금리를 추가 인하하는 등 현실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고, 피해 금액이 큰 중소기업이 충분한 지원을 받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의 조사 결과 티메프 미정산금액은 총 1조3000억 원, 피해업체 수는 약 4만8000개사로 집계됐다. 이중 미정산금액 1000만 원 미만 업체가 90% 내외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금액 기준으로는 미정산금액 1억 원 이상 업체에 약 88%의 미정산금액이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