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수주 갈 길 먼데”…8월 누적 수주 ‘주춤’, 추가 수주 전망도 ‘물음표’

입력 2024-09-11 17:12 수정 2024-09-11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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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해외 건설 수주액 목표 ‘400억 달러’를 위해 뛰고 있는 국토교통부와 건설업계에 ‘노란불’이 켜졌다. 올해 8월까지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액 규모는 최근 2년 기준으로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해외 수주 지원 총력전에 나섰지만, 상반기 중동지역 대규모 수주 이후 ‘대어’급 수주가 끊긴 영향으로 풀이된다.

11일 해외건설협회가 발표한 ‘8월 해외건설 월간수주통계’에 따르면 올해(1월 1일~8월 31일)들어 지난 달까지 누적 수주액은 175억9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수주액 219억3000만 달러 대비 81.9% 수준에 그쳤다.

올해 누적 수주 규모는 2022년 이후 가장 적은 수준으로 정부의 수주 목표치인 ‘400억 달러’ 달성 전망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지난해에는 8월까지 219억3000만 달러 수주 잔액을 달성했지만, 연말 누적 수주액은 333억 달러에 그쳤다. 2022년에는 8월 누적 기준으로 183억 달러의 수주 실적을 거둬 연말까지 총 310억 달러의 수주 잔액을 기록한 바 있다.

올해 지역별 수주 실적은 상반기에 이어 중동지역에 절반 이상이 집중됐다. 통계에 따르면 중동 수주액은 109억 달러로 전체의 60.7%로 집계됐다. 이어서 아시아 28억3000만 달러(전체 수주액 중 15.8%), 북미·태평양 26억3000만 달러(14.6%) 등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중동지역은 2023년 수주 비중 33.8% 대비 2배 가량 늘었지만, 아시아는 2023년 19.6%에서 15.8%로, 북미·태평양은 33.5%에서 14.6%로 쪼그라 들었다.

이렇듯 8월까지 누적 수주 실적이 평년 대비 저조한 이유는 상반기 이후 대규모 수주가 끊긴 영향으로 풀이된다. 4월 삼성E&A(삼성엔지니어링)와 GS건설이 수주한 약 72억 달러 규모 사우디 아람코 ‘파딜리 가스 증설 프로그램’ 사업 이외에 대규모 수주는 없다시피 한다.

또 대규모 해외 건설 프로젝트가 본궤도를 벗어난 것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사우디 네옴시티 사업은 사업비 확대 여파로 핵심 사업인 ‘더 라인’ 건물 건설 사업 규모 축소설도 불거졌다.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도 조기 종전 기대와 달리 수년째 전쟁이 계속되면서 재건 사업 논의도 자연스럽게 지연되고 있다.

실제로 8월 주요 수주 사례 중 1억 달러(약 1300억 원) 이상 수주 건은 사우디 CKD 자동차 반조립 공장(현대건설·2억5000만 달러)과 사우디 에틸렌초산비닐 생산설비(SGC이앤씨·1억9000만 달러) 2건 뿐인 것으로 집계됐다.

향후 추가 수주 전망도 안갯속이다. 국토부는 해외 수주 목표치를 올해 400억 달러를 넘어 ‘2027년 500억 달러’ 달성으로 높여 잡은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유가 하락으로 중동 국가의 재정난이 예상되는 만큼 연내 대형 사업 추가 발주 가능성도 하락했다. 여기에 국제적인 경기 침체 우려에 최근 우리 기업의 수주가 확실시됐던 사업이 무산된 사례도 나왔다. 최근 파라과이 정부는 이달 우리나라의 수주가 확실시됐던 8000억 원 규모 경전철 사업을 경쟁입찰로 변경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주요 해외 수주 기대 사업으로는 삼성E&A 인도네시아 TPPI 올레핀 콤플렉스 프로젝트(35억 달러), 사우디 알루자인 EPC(설계·조달·시공) 전환(20억 달러)과 대우건설의 이라크 알 포 항만 해군기지(약 13억 달러) 건설과 투르크매니스탄 비료공장(금액 미정) 등이 남아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상반기 국내 기업의 해외 수주 실적이 아주 좋았지만, 3분기 들어 주춤하다”며 “그럼에도 정부 지원 이어지고 있는 만큼 연말까지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추가 수주 등을 기대해 볼 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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