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과 예술작품 경계 무너뜨리는 '아트 리테일'”
작년 7년만에 프리즈 공식석상 등장...예술 행보 주목
세계적인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Frieze Seoul)’과 ‘키아프 (kiaf, 한국국제아트페어) 서울 2024’ 개막을 앞두고 유통가가 풍성한 아트 마케팅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 유통업계 최초로 프리즈 공식 파트너로 참여한 신세계백화점(신세계)이 주도적이다. 특히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지난해 프리즈 참석 차 7년여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만큼, 그가 개척해 온 ‘아트X리테일’ 컬래버레이션 행보에도 새삼 이목이 쏠리고 있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울 코엑스에서 국내외 주요 갤러리 110여 개가 참가하는 프리즈 서울의 막이 4일 오른다. 7일까지 이어지는 프리즈 서울은 아트 바젤(Art Basel), 피악(FIAC)과 함께 ‘세계 3대 아트페어’로 유명하다. 같은 날 대한민국 최대 아트페어 키아프도 개막, 8일까지 이어진다. 키아프에는 국내 206개 갤러리가 참가해 한국 미술과 세계 미술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할 예정이다.
신세계는 지난해 국내 유통사 중 처음으로 프리즈 공식 파트너로 참여, ‘한국의 미(美)’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을 담은 ‘신세계 라운지’를 선보였다. 아트페어 기간 백화점 VIP를 대상으로 정창섭, 이정진 등 한국 1세대 예술가 작품을 한데 모아 갤러리로 운영한 것. 특히 분더샵 청담에서 열린 ‘신세계×프리즈 VIP 파티’에 정 총괄사장이 7년 만에 참석해 참석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정 총괄사장은 신세계 점포 곳곳에 자신의 ‘예술 사랑’을 심어왔다. 서울 중구 신세계 본점 본관에 조성한 ‘트리니티 가든’과 신세계 강남점 3층에 있는 ‘아트 스페이스’가 대표적이다. 또 신세계는 업계 최초로 회화와 오브제·사진·조각작품 등 작품 250여 점을 전시·판매하며 쇼핑을 넘어선 복합문화공간으로 입지를 다져왔다. 이 덕분에 고객들은 신세계에서 쇼핑을 즐기며 자연스럽게 국내외 작가의 작품을 마음껏 감상하는 기회를 얻었다.
신세계의 이 같은 ‘아트 리테일 비즈니스’는 미술학도 출신인 정 총괄사장 주도로 이뤄졌다. 그는 이화여대 시각디자인학과 졸업 후 미국 로드아일랜드에서 디자인을 전공했다. 본격적으로 백화점 경영을 맡은 이후에도 신규 점포 개점, 리뉴얼 시 매장 인테리어 등을 직접 챙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매장 전체를 갤러리처럼 운영해 백화점의 품격을 높이고 이를 통해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올해 신세계 강남점에 선보인 ‘하우스 오브 신세계’가 대표적이다.
신세계는 정 총괄사장의 열정이 담긴 아트 리테일 비즈니스를 한 단계 도약시킬 새로운 전시를 준비 중이다. 5일부터 11월까지 신세계갤러리 청담에서 선보이는 ‘먼지 덮인 계단 위 쉬고 있는 정원사(The Flower Cutter Rests on Dust Covered Steps)’ 전시회가 그것이다. 강렬하고 폭발적인 색상을 배경으로 계단처럼 쌓여 있는 콜라주 조각들로, 영원한 투쟁을 상징하는 페인팅 ‘터바인(TURBINE)’ 시리즈 등을 주요 작품으로 내걸어 고객들을 맞을 계획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신세계만이 선사할 수 있는 진정성 있는 예술적 경험을 고객께 제공하는 것이 예술 콘텐츠 사업의 주된 목적”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시도를 통해 고객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이는 아트 리테일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배근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