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중기부 '3년 셋방살이'에 160억+α…세종청사 입주는 요원

입력 2024-08-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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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4-08-15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승격' 중기부, 대전서 세종行…공간 없어 인근 건물 임차
이전비 81억원·임차료 37개월간 79억원…관리비 月7000만원
중기 "행안부에 주기적으로 문의"…행안 "신청사 계획 없어"

▲중소벤처기업부의 세종시 어진동 한 민간건물 임차료(2021년 7월~2024년 7월) 내역.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중소벤처기업부의 세종시 어진동 한 민간건물 임차료(2021년 7월~2024년 7월) 내역.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2021년부터 정부세종청사 인근 민간 건물을 업무 공간으로 쓰고 있는 중소벤처기업부가 3년간 임차료 79억 원 등 관련 비용으로 160억 원 이상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기부는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7년 중소기업청에서 부(部)로 승격되면서 대전청사에서 세종으로 이전했지만, 세종청사 공간 부족 등을 이유로 민간 건물에 들어갔다. 다만 현재 정부의 신청사 추진 계획은 전무한 상태라 중기부의 '억대 셋방살이'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기부로부터 제출받은 관련 자료에 따르면 중기부는 2021년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37개월간 대체 청사로 쓰고 있는 세종시 어진동 한 민간 건물 3개 층 임차료로 79억165만 원을 썼다. 구체적으로 △2021년(7~12월) 12억117만 원 △2022년 25억3918만 원 △2023년 26억2658만 원 △올해(1~7월) 15억3471만 원 등이다.

중기부는 해당 건물 입주 당시 월세 2억여 원으로 계약했지만 매해 임차비가 증가해 올해 2억2000만 원 수준까지 올랐다. 3년 전 이전 비용으로는 공사비(36억 원) 등 총 81억여 원이 들어 관리비를 제외한 이전·임차비로만 160억여 원 지출했다. 월 관리비는 약 7000만 원 규모라는 것이 중기부 운영지원과 회계담당자의 설명이다.

앞서 중기부는 승격 4년 만인 2021년 '중기부 세종 이전'을 골자로 하는 행정안전부의 '중앙행정기관 이전계획' 관보 고시에 따라 기존 대전청사에서 세종으로 향했다.

이때만 해도 중기부는 준공을 1년여 앞두고 있던 신청사(현 세종청사 중앙동) 입주 가능성이 거론됐다. 중기부도 2021년 해당 건물 계약 당시 임차 기간을 1년으로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중앙동에는 기획재정부와 부분적으로 민간 임차 중이던 행안부가 입주했고, 당초 기재부가 쓰던 4동 구청사에는 2019년부터 어진동의 민간 건물을 임차해온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들어가면서 중기부의 셋방살이는 무기한 연장됐다. 중기부는 2021년부터 매년 계약을 1년씩 갱신하고 있다.

신청사 계획 수립 시점(2017년) 중기부 세종 이전 결정 전이기 때문에 당초 입주 고려 대상이 과기부·행안부 등 기존 '임차 부처'였고 중기부는 논외였다는 것이 행안부 정부청사관리본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중앙동 입주기관(기재부·행안부)이 확정된 것은 2022년 하반기로 중기부 이전 결정이 1년 이상 지난 시점이다. 본래 신청사 추진 명분이자 우선 입주 대상인 과기부조차 기재부가 쓰던 구청사로 들어간 만큼 입주 과정에서 부처간 '힘의 논리'가 작용했다는 논란도 일었다.

때문에 당시 기재부 입주를 두고 과기부·중기부 등 각 부처 관계자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행안부를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민주당 내에선 기재부의 '청사 내 청사 이전' 비용으로 최대 200억 원이 쓰였다는 내용의 추계 자료가 나오기도 했다. 행안부는 청사 관리와 행정 효율성 등을 고려해 필요한 부처를 우선 배치했다는 입장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중앙동을 계획할 때 외부에 나가 있는 임차 부처 등 전체 면적을 고려했다. 당시 대전에 있던 중기부는 대상이 아니었다"면서도 "최종 준공에 앞서 재검토했을 때 관리 기능과 다부처 연계성이 높은 행안부, 기재부 입주가 결정됐고 과기부 등 타 부처를 재배치했다"고 말했다.

중기부도 세종 이전과 세종청사 입주 공간 유무·여부는 무관하고, 청사 입주·신축 등은 전적으로 행안부 결정에 달렸다는 입장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중기부의 세종 이전은 행안부가 수립한 계획에 따라 이뤄진 것이고 입주 공간이 있고 없고는 이전 여부 결정과 별개 사안"이라며 "과기부 등도 2019년 세종으로 왔지만 공간이 없어 4년간 민간 건물에 있다가 청사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다른 중기부 관계자는 "현재로선 세종청사 안에 우리가 있을 공간 자체가 마련돼 있지 않다 보니 들어갈 수 없는 상태"라며 "행안부에 계속 입주, 공간 문의는 하고 있지만 '계획이 없다'는 답변을 듣는다. 우리가 청사에 들어가고 싶지 않아 안 들어가는 게 아니다"고 토로했다.

실제 중기부 등을 위한 정부 차원의 별도 신청사 추진 계획은 현재 없는 상황이다. 당분간 중기부 셋방살이 비용으로 연간 35억 원(임차료+관리비) 상당의 지출이 불가피한 셈이다. 타 중앙부처 중에서도 공간 협소 등을 이유로 청사 인근 민간 건물을 부분 임차한 경우는 다수 있지만, 부처 전체가 통째로 외부에 둥지를 튼 사례는 중기부가 유일하다.

정부청사기획을 담당하는 행안부 관계자는 "현재 신청사와 관련해 결정된 것은 전혀 없다"며 "부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공간을 새로 만들려면 용도 계획부터 정부의 정책이 전체적으로 결정돼야 하는데 그런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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