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주식시장이 높은 수익률을 내며 국내 출시 인도 주식형 펀드에 1조 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다. 미국발 세계 증시 불안과 인도 내 만성적 소득 불평등 문제 등 과제에 인도 정부가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향후 경기와 증시 성장성 유지 여부를 가늠할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6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2일까지 설정액 10억 이상, 설정 후 1개월 이상 32개 인도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1조144억 원 늘었다. 이는 북미 펀드(5조6298억 원) 다음으로 큰 규모의 증가로, 이 기간 전체 해외주식형 설정액 증가 폭(8조1226억 원)의 약 12.5%를 차지한다.
올해 들어 폭발적 성장세를 나타낸 일본 증시는 1388억 원 늘었고 중국 펀드에서는 4302억 원이 빠져나갔다. 새로운 글로벌 반도체 생산기지로 주목받은 베트남의 경우 주식형 펀드에서 1026억 원이 유출됐다.
니프티50 지수는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18% 넘게 치솟았다. 6월 나렌드라 모디 총리 연임 여부를 두고 일시적으로 조정받다 지난달부터 반등 흐름에 올라타며 역대 최고점을 경신했다. 증시 시가총액은 사상 처음 5조 달러를 돌파하며 전 세계 5위에 올랐다.
인도 증시 대표지수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인기다. 연초 이후 2일까지 ‘KODEX 인도Nifty50’와 ‘TIGER 인도니프티50’에는 각각 1653억 원, 1615억 원의 개인 순매수가 유입됐다. 수익률도 각각 18.94%, 17.35%로 코스피 상승률(0.79%)을 크게 웃돈다.
제조업 육성을 중심으로 하는 이른바 ‘모디노믹스’가 유지되며 고성장을 이어가리라는 기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평가 우려 속에서도 제조업, 인프라 등 펀더멘털에 기반한 성장 로드맵이 주식시장 상승 압력을 지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미국발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글로벌 증시 급락 여파는 부담 요소다. 미국이 시장 예상보다 부진한 제조업, 고용 지표를 발표하며 미국을 비롯한 유럽, 일본 등 주요국 증시는 폭락하고 있다. 실제 2일 니프티50지수는 1.17% 내린 채 마감하며 6거래일 만에 하락 전환했다.
극심한 소득 불평등 해소도 과제로 남아있다. 지난달 말 발표된 3기 모디 정부의 첫 확정 예산안에는 일자리 창출과 농촌 발전에 방점을 둔 것이 특징으로 꼽힌다. 직전 선거 과정에서 나타난 소득 불평등과 인플레이션 문제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해결해야 할 지점들로 꼽히며 균형 있는 성장을 도모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근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인도 소득 상위 10% 수입은 상승하는 반면 하위 50% 수입은 지속 감소하면서 격차가 대폭 확대됐는데, 그 원인은 청년 실업률 상승 및 양질의 일자리 부족”이라며 “정부의 일자리 창출 노력으로 높은 청년 실업률이 일부 해소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른 민간 소비 모멘텀 확대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