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그늘 벗어난 빅파마들…AZ·화이자 방긋, 모더나는 아직

입력 2024-08-04 08:48 수정 2024-08-04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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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非)코로나 매출 상승세…‘호흡기 치료제 집중’ 모더나, 순손실 13억 달러

▲미국 화이자,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미국 모더나 본사. (연합뉴스)
▲미국 화이자,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미국 모더나 본사. (연합뉴스)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등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글로벌 빅파마들이 엔데믹으(풍토병화)로 인한 매출 하락세에서 벗어났다. 2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것은 물론, 비(非)코로나 매출 상승세를 나타내며 성장세로 돌아섰다. 다만 모더나는 지속적인 실적 부진에서 전환점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최근 발표된 아스트라제네카의 2분기 실적은 매출 129억3800만 달러(17조7392억 원)를 기록해 전년 동기 114억1600만 달러(15조6479억 원) 대비 13% 증가했다. 주요 사업인 항암제 분야 매출이 15% 성장한 53억3100만 달러(7조3077억 원)를 기록했다. 최근 공격적으로 강화 중인 희귀질환 분야 매출도 10% 성장해 21억4700만 달러(2조9435억 원)로 집계됐다.

파스칼 소리오트 아스트라제네카 회장은 실적발표를 통해 “현재 항체약물접합체, 이중항체, 세포 및 유전자 치료법, 방사성접합체, 체중 관리 의약품 등 여러 혁신 기술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라며 “이들 모두 2030년 이후까지도 성장세를 이끌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화이자는 오랜 실적 하락세를 끊어냈다. 2분기 매출 132억8300만 달러(18조2096억 원)로 전년 동기 127억3400만 달러(17조4685억 원) 대비 2% 소폭 증가했다. 2022년 2분기에 비해 2023년 2분기 매출 낙폭이 54%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무적인 분위기 전환이다. 특히 코로나19 관련 제품을 제외한 비코로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회장은 “인수한 여러 제품, 주요 브랜드, 최근 출시한 제품 등으로 구축한 포트폴리오의 성과에 만족하며, 항암 분야에서 뛰어난 성장을 달성했다”며 “전반적으로 2024년 상반기 실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회사를 계속해서 발전시키고 강화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 백신의 주요 공급사였던 모더나는 아직 엔데믹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분위기다. 2분기 매출은 2억4100만 달러(3303억1100만 원)로, 전년 동기 3억4400만 달러(4715억2400만 원) 대비 30% 줄었다. 순손실은 13억 달러(1조7823억 원)에 달했다. 회사의 핵심 제품인 코로나19 백신 매출이 37% 감소한 1억8400만 달러(2522억6400만 원)에 그쳤다.

스테판 방셀 모더나 회장은 “2024년~2025년 코로나19 시즌과 미국 내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백신 출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라며 “호흡기 포트폴리오 전반에 걸쳐 지속해서 긍정적인 3상 데이터를 얻고 있으며, mRNA 플랫폼을 사용해 미충족 의료수요를 해소하겠다”라는 계획을 제시했다.

기업들의 향후 실적은 신규 모달리티(치료접근법) 확보에 따라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특수로 확보한 현금을 연구개발(R&D)과 포트폴리오 구축에 재투자해 활로를 개척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희귀질환과 소화기암 분야 사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으며, 화이자는 지난해 미국 생명공학 기업 씨젠(Seagen)을 인수해 항암 분야 파이프라인을 강화했다. 모더나는 코로나19 이외의 호흡기 질환 치료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제약·바이오 시장 전문가는 “코로나19라는 단기적인 호재가 사라지면서 기업들의 실적이 예년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다”라며 “팬데믹 기간처럼 급격한 매출 상승세는 나타나기 어렵지만, 백신과 치료제로 이미 상당한 자금을 확보했을 것이기 때문에 자금력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신규 모달리티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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