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이하 한국시간) 개막하는 '세계인의 축제' '2024 파리 올림픽'이 코앞에 다가왔습니다.
개막이 임박하면서 올림픽에 대한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것과 별개로 대한민국은 축구대표팀이 올림픽 본선에서 탈락하는 등 역대 최악의 성적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인데요.
농구, 럭비, 배구, 하키 등 남녀 단체 구기 종목의 부진의 여파로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이래 48년 만에 가장 적은 선수단(142명)이 나서게 된 우리나라는 금메달 5개 이상을 획득해 종합 순위 15위 이내에 들겠다는 목표를 잡았죠.
목표치인 금메달 5개는 3년 전 도쿄올림픽에서 획득한 금메달(6개)보다 1개가 적은 수치인데요. 하지만 '생즉사 사즉생(生卽死 死卽生)'의 정신으로 무장한 한국 대표팀의 전의는 어느 때보다 불타오르고 있습니다. 비록 140여 명 남짓 되는 규모이지만, 그 면면에는 종목별 강자들이 포진해 있죠.
여자 개인전 종목에서는 임시현, 전훈영, 남수현이 출전하고, 남자 개인전 종목에서는 김우진, 김제덕, 이우석이 나설 예정입니다. 이후 대표팀은 28일 여자 단체전, 29일 남자 단체전 16강 경기를 시작으로 금빛 시위를 노리는데요. 8월 2일에는 혼성 단체전이 예정됐죠. 순조롭게 올라간다면 여자 개인전과 남자 개인전은 각각 다음 달 3, 4일에 열리게 됩니다.
또한, 25일에는 우리나라 선수단 중 유일하게 단체 구기 종목에 나가는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오후 11시 독일을 상대로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르게 됩니다.
헨리크 시그넬(스웨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독일, 슬로베니아,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등 유럽 강호들과 한 조에 묶였는데요.
조 4위 안에 들어야 8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1, 2차전 상대인 독일과 슬로베니아를 제치고 8강에 오른다는 목표를 세운 만큼 독일전 승리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허미미는 1995년 이후 29년 만에 세계유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여기에 한국 수영의 희망 황선우도 주 종목인 자유형 200m에서 금빛 물살을 가를 예정인데요. 도쿄올림픽에서 이 종목 7위에 그치며 아쉬움을 산 황선우는 한층 성숙한 기량으로 돌아왔죠. 앞서 28일에는 도하 세계선수권 챔피언 김우민이 이 종목에서 개인 첫 올림픽 메달 획득을 노립니다.
김우민과 황선우는 개인 종목에서 메달을 따내면, 30일 홀가분하게 남자 계영 800m에서 한국 수영 단체전 최초의 메달 획득에 도전할 수 있습니다.
30일과 31일은 한국 펜싱의 날로 기억될 수도 있겠는데요. 30일에는 여자 에페 대표팀(송세라, 최인정, 강영미, 이혜인), 31일에는 남자 사브르 대표팀(오상욱, 구본길, 박상원, 도경동)이 단체전 금메달에 칼끝을 겨눕니다. 여자 에페는 도쿄올림픽 은메달의 아쉬움을 파리에서 금빛으로 달래겠다는 각오를 보였죠. 남자 사브르는 2012년 런던과 2021년 도쿄에 이어 단체전 3연패(2016년 리우 대회에서는 종목 로테이션으로 미개최)에 도전하는데요.
여기에 메달 후보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사격 남자 공기소총 10m의 박하준과 여자 공기소총 10m의 반효진도 당일 컨디션에 따라 충분히 대형 사고를 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8월에도 메달 행진을 위한 태극전사들의 여정은 이어지는데요. 8월 2, 3일에는 양궁 혼성 경기와 개인전을 시작으로 5일에는 배드민턴 여자단식 세계 랭킹 1위 안세영도 '파리의 8월'을 화려하게 장식할 메달 후보들입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도쿄 올림픽 8강에서 천위페이에게 무릎을 꿇었던 안세영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시원하게 설욕하고 값진 금메달을 따낸 바 있죠. 통산 전적에서는 8승 12패로 밀리지만 초반 7연패를 제외하면 안세영이 우위인데요. 둘은 지난달 초 올림픽 전초전이었던 싱가포르 오픈과 인도네시아 오픈에서는 1승 1패씩 나눠 가지며 팽팽한 승부를 예고했습니다.
같은 달 7일에는 한국 태권도 대표팀이, 10일에는 남자 높이뛰기 우상혁이 금빛 도약을 펼칩니다. 우상혁은 한국 육상 트랙&필드의 첫 올림픽 메달 획득을 향해 도약하는데요. 골프 남녀부 최종 라운드는 각각 8월 4일과 11일 오후에 열립니다.
파리올림픽 근대5종 경기는 다음 달 8일 프랑스를 대표하는 세계적 명소인 베르사유 궁전에서 펼쳐집니다. 9일 남자 준결승, 10일 남자 결승과 여자 준결승, 11일 여자 결승 경기가 이어지는데요. 한국대표팀(서창완, 전웅태, 성승민, 김선우)은 2024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둔 것을 바탕으로 호성적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번 올림픽에서 탁구는 남녀 단식, 남녀 단체전, 혼합 복식의 세부 종목으로 치러지는데요. 이중 한국은 남녀 단체전과 혼합 복식에서 메달을 노립니다.
특히 임종훈과 신유빈이 호흡을 맞추는 혼합 복식은 최근 국제대회에서 여러 차례 정상을 차지했을 만큼 기세가 좋아 내심 시상대 가장 높은 곳까지 바라보고 있죠.
임종훈-신유빈 조는 27일 오후 10시 남녀 단식 예선 라운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일정을 시작하는데요. 30일에는 혼합복식 결승전, 8월 9일과 10일에는 각각 남자 단체 결승전과 여자 단체 결승전이 열립니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브레이킹에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 '홍텐' 김홍열이 출전합니다. 5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최종 예선 대회인 올림픽 퀄리파이어 시리즈(OQS) 1차 대회에서 4위에 올랐고, 2차 대회에서는 순위를 한 단계 더 끌어올려 동메달을 목에 걸었었죠. 최종 2위로 파리행 티켓을 거머쥔 홍텐이 한국 비보이들의 위상을 높일 수 있을지 기대가 모입니다.
지난 대회에 이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스포츠 클라이밍에서는 다음 달 8일 이도현과 서채현의 선전이 기대됩니다.
폐회식이 열리는 11일에는 '포스트 장미란' 박혜정이 역도 81㎏ 이상급에서 피날레를 장식하는 것으로 모든 일정을 마치게 되죠.
그렇다면 이번 파리 대회 최종 성적 전망치는 어떻게 될까요? 23일 미국의 스포츠 데이터 분석업체 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한국이 금메달 5개, 은메달 5개, 동메달 7개를 획득하리라 전망했는데요.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잡은 목표와 어느 정도 일치하는 숫자입니다.
하지만 또 다른 분석업체 그레이스노트가 발표한 올해 파리 올림픽 국가별 메달 전망에 따르면 한국은 금메달 9개와 은메달 4개, 동메달 13개를 획득해 금메달 수 기준 종합 순위 10위가 될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그레이스노트 전망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양궁 남녀 단체전과 혼성 단체전을 휩쓸어 금메달 3개를 획득하고, 배드민턴 여자 단식 안세영도 시상대 맨 위에 오를 것으로 분석됐는데요. 펜싱 남자 사브르와 여자 에페 단체전도 금메달 후보로 지목됐으며 스포츠 클라이밍 이도현과 태권도 서건우, 역도 박혜정이 금메달 소식을 전한다고 내다봤습니다.
은메달은 배드민턴 여자 복식 이소희-백하나 조와 수영 남자 자유형 200m 황선우, 태권도 이다빈, 역도 김수현이 따낼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동메달 후보로는 양궁 남자 개인전 김우진, 배드민턴 남자 복식 서승재-강민혁 조, 펜싱 여자 에페 개인전 송세라와 여자 사브르 단체전, 체조 남자 마루운동 류성현, 유도 김민종, 허미미, 이준환과 근대5종 여자 개인전 성승민, 수영 남자 계영 800m, 탁구 혼합복식 임종훈-신유빈 조와 남자 단체전, 태권도 박태준이 지목됐죠.
메달권 진입을 바라보고 있는 육상 남자 높이뛰기 우상혁과 여자 골프 고진영 등은 그레이스노트의 메달 후보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예측은 결국 '예측'에 불과하죠. 한국대표팀 선수들은 어쩌면 자신을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면면을 들여다볼수록 우리 국가대표 선수들의 실력이 만만치 않다는 걸 엿볼 수 있는 대목인데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3년 만에 맞이하게 된 '2024 파리올림픽'. 우려의 시선에도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어떤 결과를 낼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