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횡단선 이어 목동선도 예타 통과 좌절…"평가 제도 개선해야"

입력 2024-07-14 17:23 수정 2024-07-1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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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선 노선도. (자료제공=서울시)
▲목동선 노선도. (자료제공=서울시)

서울시가 추진하는 4개 경전철 중 하나인 목동선 사업이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예타)에서 탈락했다. 앞서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선과 강북횡단선에 이어 목동선도 예타 문턱을 넘지 못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과도한 경제성 평가 비중에 문제가 있다며 공공사업이 속도를 낼 수 있도록 평가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재부 제5차 재정사업평가위원회 심의 결과, 목동선 경전철 사업이 예타를 통과하지 못했다.

목동선은 신월동에서 영등포구 당산역(2·9호선)을 잇는 총연장 10.87km의 지하 경전철이다. 정차역은 환승역 2곳을 포함해 모두 12곳이 계획됐다. 서울시는 2020년 11월 ‘제2차 서울특별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목동선을 반영하고, 2021년 8월 예타 대상 사업으로 신청했다. 이후 기재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 PIMAC)은 예타를 수행했다.

목동선은 특히 양천구의 숙원사업으로 꼽힌다. 양천구에는 총 11개의 역이 정차하며 신월동을 비롯해 신정동 서부트럭터미널 사거리, 목동아파트 14개 단지를 모두 관통한다.

때문에 예타통과 좌절에 따른 지역 주민들의 실망감도 큰 분위기다. 양천구 신월동에 거주 중인 한 주민은 "목동선은 지역 주민 뿐만 아니라 시민 모두가 이용 가능해 미래 수요가 충분한 철도인데, 예타 통과가 안 되고 사업에 속도가 나지 않아 답답하다"고 말했다.

양천구도 목소리를 냈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목동 아파트 재건축, 서부트럭터미널 개발, 신월동 재건축·재개발까지 추진되면 인구와 교통 수요가 폭증할 것"이라며 "이러한 장래 수요를 반영하지 못한 현행 예타 제도가 도시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꼬집었다.

목동선뿐 아니라 서울 관내를 통과하는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선(용산~삼송)과 외곽 등 교통취약지역에 추진하는 강북횡단선(청량리역~목동역)도 예타를 통과하지 못했다. 경전철 핵심 구간 사업이 예타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리고 있는 것이다.

최근 서울시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수도권 지역 '경제성' 평가 비중을 현 60~70%에서 50~60%로 하향하고, '정책성' 평가 비중을 30~40%에서 40~50%로 상향할 것을 기재부에 건의한 상태다. 토지 비용이 높아 토지보상비 부담이 크기 때문에 경제성을 맞추는 것이 비수도권 보다 어려운 점을 반영해달라는 것이다.

또 경제성 평가 항목 가운데 '혼잡도 완화'를 새로 추가하고, 출퇴근 이동 시간이 줄어 여가 시간은 늘어나는 등의 편익도 반영해달라고 요청했다.

전문가들도 경제성 평가 비중을 유연하게 적용해 공공사업 진행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특히 수익 확보가 어렵더라도 사회구성원들의 필요성이 높다면 공공이 보조해 사업을 추진하도록 해야 한다는 견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예타는 지자체의 무분별한 사업 추진을 예방하는 필터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반드시 필요한 제도"라면서도 "공공 서비스는 손익만 따지면서 추진할 수 없는데, 그 부분이 예타에선 간과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부 기반시설 등은 수요가 적고, 적자가 나기도 하지만 공공 서비스이기 때문에 진행하는 것"이라며 "사회적 효용 측면에서 당위성과 필요성이 높다면, 공공이 계속 보조를 하더라도 이를 평가에 반영해 예타 통과를 원활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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