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2년 당뇨병 환자는 368만7000여 명으로, 2021년에 집계된 353만7000여 명에 비해 약 15만 명 증가했다. 매년 늘어나는 당뇨병 환자 수만큼 일상생활에서의 당뇨병 관리가 중요해졌지만, 장마철은 혈당 관리에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할 위험한 기간이다.
조윤경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습도와 더위에 입맛을 잃어 건강한 식사를 챙겨 먹기 쉽지 않고, 잦은 비와 습도로 외부활동이 어려워지면서 꾸준히 운동하기도 어렵다”라면서 “덥고 습한 날씨에 땀을 많이 흘리면 탈수가 되기 쉽고, 당뇨병 환자는 탈수가 되면 고혈당혼수 등의 급성 합병증의 위험이 커지므로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당부했다.
당뇨발은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발에 생기는 신경병증, 구조적 변형, 피부 못(굳은살), 피부와 발톱의 변화, 발의 궤양, 감염, 혈관질환 등을 통칭해 일컫는 말이다.
당뇨발이 진행되면 작은 상처도 낫지 않고 궤양이 되고 심하면 혈액 순환이 되지 않아 까맣게 썩게 된다. 발에 상처가 생겨도 잘 느끼지 못한다. 치유력과 세균에 대한 저항력도 떨어진다. 가벼운 상처도 급속히 진행해 궤양이나 괴저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악의 상황으로는 발을 절단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가장 처음 나타나는 증상은 신경장애로 인한 이상감각인 경우가 많다. 초기에는 발이 시리고 저리고 화끈화끈한 증상이 느껴진다. 환자 개개인에 따라 다양한 증상을 호소하는데, 이것이 더 진행되면 발에 무언가 붙어 있는 느낌이나 발을 밟을 때 마치 모래나 구슬 위를 걷는 느낌 등 다양한 이상감각을 호소하게 된다.
여름은 당뇨병 환자들이 특히 조심해야 할 계절이다. 장마철에는 주변이 고온다습한 환경으로 바뀌는 데다 맨발로 다니기 쉬운 여름철엔 발에 상처가 잘 난다.
조윤경 교수는 “발의 갑작스러운 변화에는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라면서 “발의 색이 붉거나 검게 변하는 경우 수포, 궤양 등 사소한 상처가 생기더라도 초기에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자기 전에는 발을 비누로 청결히 닦고 잘 건조시킨다. 맨발은 상처가 나기 쉬우므로 절대로 맨발로 다니지 않는다. 또한 본인의 발 크기와 잘 안 맞는 신발을 피하고, 신발을 신기 전 신발 안쪽에 이물질이 있는지 확인한다. 티눈이나 굳은살이 심한 경우 병원을 방문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최선의 치료법은 지속적인 관리다. 당뇨병이 있는 사람에게 발은 얼굴보다 중요하다. 세수는 안 해도 발은 최소한 하루 한 번 이상 닦고 정성스럽게 관찰하면 작은 상처로 발을 잃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여름철이 되면 덥고 습한 날씨에 입맛을 잃기 쉽다. 비빔국수나 냉국수 한 그릇을 후루룩 마시거나 밥에 찬물을 말아 장아찌나 젓갈을 올려 한 끼를 때우고 싶은 유혹이 자주 든다. 조윤경 교수는 “하지만 이런 식사가 혈당 조절에는 최악일 수 있다”면서 “탄수화물의 비율이 지나치게 높고, 채소나 단백질은 적어 영양적 불균형을 초래할 뿐 아니라 정제된 탄수화물로 인해 혈당도 쉽게 오른다”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조 교수는 국수 한 그릇을 먹는다면 면과 함께 콩나물이나 숙주, 무순과 같은 채소를 함께 먹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비빔양념장에 소금과 설탕은 적게 넣는 게 좋다. 흔히 먹는 여름 과일 역시 당을 올리는 주범이다. 수박이나 참외, 포도 등 수분과 당이 많은 과일보다는 토마토 같은 채소가 건강에 유익하다. 과일은 식사 후 수박이나 참외 한쪽, 오렌지 반 개, 키위 반 개~한 개 등 소량씩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