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성 간암 환자의 면역 항암 치료가 간 기능 보존에 유리해 생존율을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소화기내과 성필수(교신저자)·한지원(제1저자) 교수가 새로운 표준 치료법인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 병용 면역항암요법의 효과를 밝힌 국내 첫 대규모 다기관 임상 연구결과를 공개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종양학 분야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온콜로지(Frontiers in Onc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 병용요법은 현재 절제 불가능한 진행성 간암 환자의 1차 치료로 권고되고 있다. 그러나 30% 내외의 일부 환자에서만 효과가 확인되고, 장기이식, 자가면역질환, 출혈 위험도가 높은 환자에서는 사용이 제한된다는 단점이 있었다. ‘렌바티닙’ 치료 역시 현재 사용될 수 있는 1차 항암 치료법이나, 그동안 두 치료 효과를 비교하는 결과가 상반돼 논란이 있었다.
성필수·한지원 교수팀은 서울성모병원 등 가톨릭중앙의료원 8개 병원에서 진행성 간암 환자(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 병용요법 169명, 렌바티닙 치료 177명)를 분석하고, 각 치료의 효과 및 관련된 임상 인자들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 치료군이 렌바티닙 치료군에 비해 전반적인 생존율(OS)이 유의미하게 높았다.
교수팀은 이런 생존율의 차이를 설명하기 위해 세부 분석을 시행했다. 그 결과, 각 치료가 질병의 진행이나 부작용으로 인해 중단됐을 때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 치료군의 간 기능이 더 잘 보존되는 것을 확인했다. 1차 치료 중단 이후 후속 치료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했다.
한 교수는 “간암은 하나의 종양에서도 부위에 따라 이질적인 특성이 있고 면역 반응 자체도 한정돼 있으며, 환자의 간 기능이나 임상적인 특징들도 매우 다양하다”라며 “이번 연구 결과가 환자에게 최적의 예후를 가져다줄 수 있는 약제를 선택하는 것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 교수는 “특히 간암 환자 다수가 만성 간염이나 간경화를 동반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이미 간 기능이 저하된 상태로 치료에 어려움이 있어서, 간 기능이 보존되는 치료 요소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