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석유·가스전’ 테마 열풍, 옥석 가리기 해보니

입력 2024-06-04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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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공사, 생산된 가스 인수 전망…상업생산 진행 시 수혜 가능”
SK오션플랜트, 석유시추용 ‘대형 후육강관’ 생산…동해가스전 납품 이력도
증시전문가들 “채굴 원가 경제성 불확실…과도한 기대 금물”

▲관람객이 2023년 7월 미국 보스턴 하인즈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US Offshore Wind 2023’ 전시회에서 SK오션플랜트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SK오션플랜트)
▲관람객이 2023년 7월 미국 보스턴 하인즈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US Offshore Wind 2023’ 전시회에서 SK오션플랜트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SK오션플랜트)

동해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최대 140억 배럴 규모의 석유·천연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나오면서 주식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정부가 탐사 시추 계획 승인을 발표한 3일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상한가를 기록한 종목 10개 가운데 7개가 석유·가스, 에너지·시추 관련주였다. 증시전문가들은 시추 이전까지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며 과도한 기대는 금물이라고 경계했다.

진짜 수혜주는 어디?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는 한국가스공사가 전 거래일 대비 20% 가까이 오르며 이틀 연속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 증권사들이 공식적으로 언급한 석유·가스전 수혜주는 한국가스공사다. 한국석유공사가 개발을 주도하는 가운데, 한국가스공사가 생산된 가스를 인수하게 될 전망이다. 육지까지 파이프라인 설치를 담당할 가능성도 크다.

문경원·윤동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가스전은 규제 사업으로 분류될 전망으로 적정투자보수 이상의 초과 이익은 어렵다. 그러나 심해 파이프라인 설치를 통해 요금기저, 적정투자 보수 상승은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액화 비용 없이 가스를 가져올 수 있다면, 원가가 하락한다”며 “해외 가스 가격에 따라 미수금 리스크에 항상 노출되는 현재 사업 모델이 구조적으로 안정화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라고 평가했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일부 공급 인프라 투자 관련해 가스·석유 공기업 수혜가 일부 존재할 수 있다”며 “국내 천연가스 도매사업자의 경우 최종투자단계에 합류하기 때문에 도입과 관련한 투자만이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수혜주로는 SK오션플랜트가 꼽힌다. SK그룹이 2021년 인수한 SK오션플랜트의 전신은 삼강엠앤티다. 이 회사는 과거 이어도 해양관측기지, 동해 천연가스전 납품 등의 이력을 갖고 있다. 현재 5대 부문(플랜트, 특수선, 후육강관, 조선, 수리·개조)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SK오션플랜트는 석유시추용 해양플랜트 구조물과 후육강관 제품이 최대 수혜 품목으로 거론된다. 후육강관은 석유 및 천연가스 개발 등에 사용되는 기자재다. 심해는 두께 100mm 이상의 후육강관이 쓰이는 걸로 알려져 있는데, SK오션플랜트는 20~140mm 제품을 생산한다.

반면, 다수 업체의 후육강관 두께는 20~25mm 이하 파이프로, 사용용도가 건설용이다. 최근 3년 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사이트에서 확인되는 후육강관 생산업체는 SK오션플랜트를 비롯해 세아제강, 하이스틸, 동양철관, 휴스틸, 신스틸 등이다.

유진투자증권은 “SK오션플랜트는 과거 삼강엠앤티 시절부터 다양한 가스·유전용 해양 설비를 전세계에 공급해왔고, 최근에도 글로벌 오일메이저와 관련 설비 납품에 대해 논의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이밖에 증시에서는 액화석유가스(LPG) 관련 석유류 판매기업인 흥국석유, 도시가스 관련주인 대성에너지, 셰일가스 테마주인 우림피티에스를 비롯해 SK가스, SK이노베이션, S-Oil, 한국ANKOR유전 등이 주목받았다. 전날 상한가를 기록하며 급등한 한국석유는 석유·가스 채굴과는 직접적 관련이 없는 석유공업제품 생산기업이다.

▲3일 경북 포항 영일만 바다 모습. 연합뉴스
▲3일 경북 포항 영일만 바다 모습. 연합뉴스

증시전문가들 “과도한 기대는 금물”

증시전문가들은 최근 급등하는 석유·가스 관련주에 대해 과도한 기대는 금물이라며 경계한다. 탐사 시추 계획은 연말부터 진행될 예정이며, 통상 성공 확률은 10% 내외 수준으로 간주되나 정부는 기술 개발 등을 감안해 20%로 제시했다. 시추 비용은 1공당 1000억 원 이상이며, 5차례까지 시추가 필요한 것으로 언급됐다. 천해가 아닌 심해이기 때문에 비용 집행이 상당한 수준으로 이뤄질 수 있고, 생산까지 이어진다고 가정하는 경우 단가는 투자비와 직결되기 때문에 시추 횟수 및 비용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메리츠증권은 “발표된 자원량은 미국 액트지오사에 의뢰한 결과로 실제 매장량(회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양)과는 구별할 필요가 있다”며 “만약 사업이 시작되더라도 채굴 원가가 경제성이 있을지도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소 5개의 시추공을 뚫을 예정이며, 한 개당 1000억 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된다”며 “시추 이전까지는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하나증권은 ”생산 예상 시점이 2035년 이후인 점을 고려해야 하며, 과거 동해 가스전의 경우 1998년 탐사 성공 이후 2004년 상업생산을 시작했단 사례를 참고할 수 있다“며 ”향후 추가적으로 기대감을 높일 수 있겠으나 조금은 이른 시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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