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또는 내년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는 의료 AI 기업의 1분기 실적이 공개됐다. 그동안 업계에선 흑자 기업이 없었지만, 최근 해외사업 진출과 급여‧비급여 시장의 확대로 실적을 쌓고 있어 흑자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 올해 1분기 매출은 향후 흑자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20일 의료 AI 업계에 따르면 루닛, 뷰노, 제이엘케이, 딥노이드, 코어라인소프트가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뷰노는 유일하게 매출이 늘고, 적자 폭이 줄며 호실적을 기록했다. 나머지 기업은 적자가 확대됐다.
올해 분기 흑자가 목표인 뷰노는 1분기 연결기준 매출 55억4000만 원, 영업손실 39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2% 성장했고, 적자 폭도 43억 원에서 39억 원으로 줄었다. 지난해 1분기 이후 매 분기 매출이 증가세다.
회사 측에 따르면 AI 기반 심정지 발생 위험 감시 의료기기 뷰노메드 딥카스의 성장과 일본 등 해외 매출 증가가 실적 상승세를 이끌었다. 뷰노메드 딥카스의 청구 병원은 지난해 60곳에서 85곳으로 늘었고, 총 청구 병상도 3만 4000개를 돌파했다.
올해 전망도 밝다. 뷰노메드 딥카스의 비급여 시장 진입 기간이 5년으로 늘고, 일본에서도 올해 6월부터 AI 의료기기에 대한 건강보험이 적용되며 매출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AI 기반 뇌 정량화 의료기기 뷰노메드 딥브레인의 공식 론칭을 앞두고 있어 미국 시장 진출 성과도 본격화될 예정이다.
업계에서 처음 연간 흑자에 도전하는 딥노이드는 매출 3억 5800만 원으로 전년 동기(1억 6100만 원)보다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21억 원에서 28억 원으로 확대됐다. 하지만 지난해 산업 AI 분야에서 75억 원 규모의 수주에 성공해 매출이 잡히는 하반기 기대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딥노이드 매출을 197억 원, 영업이익 60억 원으로 흑자전환을 예상한다.
올해 손익분기점(BEP) 달성이 목표인 제이엘케이는 연결기준 매출이 9억 9800만 원에서 1억 3600만 원으로 급감하고, 적자도 12억 원에서 37억 원으로 확대됐다. 회사 측은 올해 BEP 달성을 위해 매출이 75~80억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1분기 저조한 실적을 거두며 BEP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내년 흑자에 도전하는 루닛은 연결기준 매출 51억4000만 원, 영업손실 128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절반 넘게 줄었으며, 영업손실은 5배 가까이 늘었다. 회사 측은 기저효과 등 일시적 요인으로 매출이 감소했을 뿐 성장 흐름은 견고하다는 의견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2분기부터 신규 수요처들의 도입이 시작되고 3분기부터 비급여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한다.
또 이달 중 인수되는 볼파라의 영업망을 활용해 수익 안정화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루닛 스코프를 활용한 신약 개발사와 협업도 속도를 내고 있어 실적 개선을 전망했다. 글로벌 제약사와 공동 임상 협업을 논의 중이며, 이에 따른 상업 매출도 기대하고 있다.
역시 내년에 흑자가 목표인 코어라인소프트는 매출(7억 9600만 원→7억 1200만 원)이 줄고 영업손실(28억 원→34억 원)은 늘었다. 다만 회사 측은 “AI 솔루션 라인업 확대와 급여‧비급여 시장에 진입하고 있는 만큼 매출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료AI 업계 관계자는 “주요 의료AI 기업들이 빠르면 늦어도 내년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과거와 달리 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확대되고 보험제도에 진입하는 제품이 늘고 있어 첫 흑자 기업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