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 1400건 넘는 전세 '우르르'…강동구 전세가↓

입력 2024-05-16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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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서울시 자치구별 전세가격지수 변동률. (자료제공=한국부동산원)
▲2024년 4월 서울시 자치구별 전세가격지수 변동률. (자료제공=한국부동산원)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이 1000건 이상 전세매물을 쏟아내고 있다. 전세 품귀 현상이 나타나며 전셋값이 오르는 것과 반대로 강동구는 하락세가 나타났다. 11월 입주 전까지 집주인과 세입자 간 전세가격 줄다리기가 이어지며 전세값도 요동칠 전망이다.

16일 네이버 부동산 조회 결과, 둔촌주공 전세 매물은 총 1420건이 등록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둔촌주공은 1만2000가구가 넘는 매머드급 단지로, 오는 11월 입주가 예정돼 있다. 입주가 6개월여 남았음에도 벌써부터 집주인들이 전세 세입자를 구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둔촌주공은 당초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단지라 실거주 의무가 있었다. 하지만 올 2월 분양가상한제 단지의 실거주 의무를 3년간 유예하는 내용의 주택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전세 물건이 나오기 시작했다.

온라인에서는 전용 84㎡형 전세 매물이 6억 원 중반대에부터 나와 있지만 실제 거래되는 전세가는 7억 원 중반에서 8억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보인다. 강동구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온라인에 나와 있는 전세 매물 중 가격이 저렴한 미끼매물이 섞여 있다"며 "2월부터 최근까지 실제 거래된 전용 84㎡ 전세 가격은 8억 원 내외"라고 설명했다.

대단지인 만큼 전세 물량이 한번에 쏟아지고 있으나 관망 중인 세입자들로 인해 전세 거래는 아직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전세 거래도 증가할 전망이다. 강동구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세입자들이 원하는 전세가격이 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저가 매물부터 먼저 소진되고 있어 점차 거래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둔촌주공에서 대량의 전세 매물이 나오면서 강동구 전세가격은 서울 지역에서 나홀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6일 기준 서울 전세가격지수는 88.3으로, 6개월 전(86.0)보다 2.3p 올랐다. 1년 전(84.87)에 비해서는 3.43p 오른 수치다. 강동구의 5월 기준 전세가격은 1월 대비 0.2% 감소했다.

그러나 강동을 제외한 서울 전 자치구에서는 전세가가 올랐다. 가장 많이 오른 곳은 관악구로 3.6% 상승했다. 이어 서대문구(3.0%), 동작구(3.0%), 마포구(3.0%), 구로구(2.9%), 중구(2.9%) 등이었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나 강북 주요 지역인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도 모두 1~2%가량 전세가가 올랐다.

한국부동산원이 16일 발표한 4월 전국 주택가격동향조사에서도 같은 추이가 나타났다. 전국 전세가격은 0.07% 올라 전월(0.05%) 대비 상승폭이 확대됐다. 서울의 4월 아파트 전세가격지수 변동률은 0.30%로 올해 들어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울 자치구별 전세가격지수 변동률을 봐도 강동구만 -0.02%로 하락세를 기록했다. 상승률이 가장 낮았던 송파구(0.02%)를 비롯해 높은 곳은 0.39%(성동구) 등 서울 전 자치구에서 상승세가 나타난 것과 비교된다. 부동산원은 "강동구는 신규 입주물량의 영향으로 명일‧강일동 위주로 (전세가격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2024년 1월~5월 서울 자치구별 전세가격 변동.  (자료제공=아실)
▲2024년 1월~5월 서울 자치구별 전세가격 변동. (자료제공=아실)

아실에 따르면 최근 6개월 사이 서울 지역에서 전세 물량이 가장 많이 증가한 지역은 강동구였다. 6개월 전 1909건이었던 강동구 전세 매물은 이달 들어 3163건으로 65.6% 증가했다. 그 뒤를 이은 강북구가 13.3%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1, 2위 간 격차도 크다.

강동구 전세가에 둔촌주공이 영향을 주고는 있지만 정작 둔촌주공 전세가는 세입자와 집주인 간 눈치싸움 속에서 오르내림을 반복할 전망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지금까지는 빨리 전세 세입자를 구하기 위해 시세보다 저렴하게 내놓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아직 입주까지 시간이 꽤 남았기 때문에 초반보다는 다소 높은 가격대에 전세 세입자를 구하고자 하는 수요가 늘어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입주에 가까워질수록 전세가격 내림세가 분명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권 팀장은 "둔촌주공과 같이 물량이 많은 곳은 자칫하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작용한다"며 "잔금을 치러야 하는 날짜가 가까워질수록 잠시 시세보다 저렴하게 전세 매물이 나올 확률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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