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로] 농식품의 새로운 가치를 기대하며

입력 2024-04-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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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을 보는 국민의 인식이 변함을 실감한다. 최근 사과 가격 상승을 보는 소비자 인식이 과거와 매우 다르다. 대응하는 정부 대책을 보는 국민의 눈도 따갑다. 아침 식사로 채소 샐러드, 과일 몇 조각, 커피 등 간단한 음료를 먹는 도시 젊은이들이 많다. 밥, 국, 반찬을 먹고 출근하는 과거 세대와는 농식품을 보는 인식이 다르다.

젊은층들에게 아침 식사로 많이 먹는 사과 가격은 중요하다고 한다. 필자는 최근 사과가격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나 정부대응을 주제로 젊은이와 한참 논쟁을 했다. 농산물 가격은 물론 농식품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과거와 많이 다르다는 것을 실감한다. 식량의 소중함, 생산 농업인 어려움, 기후변화, 농식품 가중치 등 여러 요인을 들어 설명해도 반응은 시큰둥하다. '농식품 부문만 어려운 것이 아니고 타 부문도 어렵다', '기후변화 등 다양한 요인을 반영해 식품 가격을 안정시키는 것이 정부의 기본 역할'이라는 주장이다. 농식품의 예산 비중도 높지 않다. 2024년 전체 예산 규모가 656조6000억 원이며 이중 농식품 예산은 18조3392억 원으로 전체 예산의 2.8% 수준이다. 시대 트랜드가 변하는구나, 농식품 가치와 중요성을 새로운 관점으로 찾아야 함을 실감한다. 새로운 관점의 농식품 가치는 무엇일까?

다음 세 가지를 새로운 농식품 가치로 제시한다. 첫째, 농식품 산업을 '치유산업'으로 인식하자.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국민들의 주요 관심은 건강과 안전, 그리고 힐링으로 이전한다. 농식품산업을 '먹거리 산업'에서 '치유 산업'으로 전환시켜야 국민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 국내산 종자로 파종하고 국내에서 재배, 수확한 농산물로 만든 치유음식이 인체와 건강에 좋다는 인식을 가지게 하자. 이러한 효과를 의학적, 과학적으로 입증하자. 이미 산림치유, 치유농업, 해양치유, 음식치유가 활성화되고 있다. 산림청에서 15년 전에 시작된 산림치유가 국민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우리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힐링 장소가 산림이다. 산림에서의 걷기가 이제는 도심에서 맨발걷기로 각광을 받는다.

치유농업도 2021년 관련 법률 제정을 계기로 크게 활기를 띤다. 고령화되고 퇴직자가 많아지자 치유농업에 대한 국민 관심이 크게 높아진다. 치유농업의 효과도 의학적이고 과학적으로 다양하게 입증된다. 해양치유도 크게 각광을 받는다. 전국 5개 지역에 해양치유센터가 건설 중이며, 지난해 11월 전남 완도군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해양치유센터가 개장됐다. 선진국에서도 해양치유가 관광산업과 연계 발전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글로벌 트랜드인 '웰니스 투어리즘'을 치유관광으로 수용해 국정과제로 역점 추진 중이다. 치유관광 육성을 위한 관련 법도 추진 중이다. 농산물을 먹거리로 인식하는 것을 넘어서 새로운 치유자원으로 인식하자. 농식품산업을 치유산업이라는 큰 우산 아래 치유농업, 산림치유, 해양치유, 치유 음식 등을 포함하는 국민 관심 산업으로 전환하자. 농식품부가 선두에서 입법 뒷받침, 연구개발, 수출산업화를 추진하자.

둘째, 농식품산업을 고부가가치 문화산업으로 전환하자. 농업과 문화의 관련성과 중요성은 더 강조할 필요가 없다. 농업의 시작이 문화이고 끝이 문화이다. 챗 지피티(chat GPT)는 농업과 문화에 대해 '농업은 문화와 밀접하게 엮여 있다'고 강조한다. 예술, 종교, 삶 등 다양한 측면에서 농업은 문화와 밀접한 관련을 가진다. 농식품 산업에 문화의 옷을 입혀 고급 상품으로 만들자.

일찍이 백범 김구 선생은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에는 농경지와 농부들을 주제로 한 그림들이 있다. 냄새나는 농장이나 목장에 꽃과 나무, 음악과 예술을 접목시켜 관광 공간, 체험공간, 예술 공간으로 전환시키자. 문화의 옷을 입혀야 농식품 수출도 크게 증대될 수 있다. 인건비, 원자재 등 제조원가 한국 농식품 경쟁력은 한계가 왔다. 우리 식품에 건강 기능성과 문화의 옷을 입혀 고급상품으로 만들자. 뉴욕 한복판의 한국 식당에 치유음식을 공급하자. 한국 식품을 치유 음식으로 인식시키고, 맛과 향기를 더하여 고급 문화상품으로 만들자.

셋째, 한국 농업을 최첨단 기술산업으로 전환하자. 농산물생산, 유통, 가공, 저장, 수출 등 많은 분야에서 첨단 기술을 활용하자. 이미 스마트 팜, 푸드테크, 바이오, 농자재등 여러 분야에서 최첨단 과학과 기술이 활용된다. 향후 인공지능(AI), 드론, 로봇 등이 농산업에서 전방위로 발전될 것이다. 시몬 페레스 고 이스라엘 대통령도 농업은 95%의 기술과 5%의 노동으로 이루어진 산업으로 인식해 이스라엘 농업을 혁신했다. 한국 농업도 이제 배를 채우기 위한 먹거리 산업을 넘어서자. 건강, 힐링, 문화, 기술이 융복합하는 최첨단 산업으로 전환하자. 한국 농업이 최첨단 산업으로 변신할 때 국민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 농식품이 힘들고 어려우니 도와달라는 발상에서 전환해야 국민의 사랑과 성원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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