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영동지역 췌장암 환자 증가율, 전국보다 높다

입력 2024-04-18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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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구 강릉아산병원 교수 “건강검진 보편화, 도내 인구 고령화 영향”

조기 발견 어려운 췌장암 ‘침묵의 살인자’로 불려
췌장암 고위험군 전문가 진료 받아 추적 검사 필요

▲이성구 강릉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불필요한 추가 검사와 치료가 이뤄질 수 있어 췌장암 고위험군 환자는 전문가의 진료를 통한 추적 검사가 이뤄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사진제공=강릉아산병원)
▲이성구 강릉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불필요한 추가 검사와 치료가 이뤄질 수 있어 췌장암 고위험군 환자는 전문가의 진료를 통한 추적 검사가 이뤄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사진제공=강릉아산병원)

췌장암은 조기 발견이 어려워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린다. 췌장암은 전체 암 발생률 중 3.2%로 빈도수가 낮은 암이지만 특이 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고 진단 시 이미 주변 장기로 침윤돼 절제 가능성 또한 낮은 암종이다.

특히 5년 생존율(2017~2021년)이 15.9%밖에 안 되고 수술 부위뿐 아니라 이외의 장기에도 재발이 흔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연령대별 췌장암 발생은 △0세~39세(0%) △40세~49세(3%) △50세~59세(14%) △60세~69세(26%) △70세~79세(35%) △80세 이상(23%)으로 주로 고령층 환자가 많았다.

이런 가운데 강원·영동지역 췌장암 환자 증가율이 전국 증가율보다 높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18일 강릉아산병원에 따르면 2021년 해당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췌장암 환자 수는 117명으로 2011년 대비(46명) 약 154% 증가했다. 이는 보건복지부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 동일 연도 대비 전국 췌장암 환자 증가율 약 74%보다 높은 수치다.

강원·영동지역 췌장암 환자 증가율 높은 것에 대해 이성구 강릉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건강검진 보편화로 인해 췌장 이상 소견 발견이 증가하고 강원자치도 내 인구 고령화에 따른 것으로 판단된다”며 “나이는 췌장암의 주요 위험 요인이며 80% 이상의 환자가 60세 이상 노년기에 발병한다”고 설명했다.

췌장암 진단과 치료는?

우리 몸에서 췌장은 크게 2가지 역할을 한다. 음식물을 소화하고 흡수하는데 필요한 소화효소를 분비하는 외분비 기능, 혈당 조절에 중요한 인슐린ㆍ글루카곤 등의 호르몬을 만들어내는 내분비 기능이다.

이런 역할을 하는 췌장에 암이 생기게 되면 췌장의 소화 기능과 혈당 조절 역할이 저하된다. 더불어 췌장암 위치에 따라 담즙 흐름의 장애가 생겨 간기능에 이상이 생기거나 황달이 발생할 수 있다.

췌장암의 정확한 발생 기전은 밝혀진 게 없으나 △흡연 △비만 △음주 △식이 △만성 췌장염 △당뇨병 △유전 등 여러 위험요인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중 가장 위험한 요인은 흡연으로 췌장암 발생이 2배에서 5배까지 높아진다.

고위험군으로는 갑자기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사람, 55세 이상에서 가족력 없이 당뇨병을 진단받은 사람, 직계가족 중 50세 이전에 췌장암이 발병했거나 나이와 상관없이 췌장암 환자가 2명 이상 있는 경우다.

췌장암 치료는 △수술 △항암화학요법 △방사선 치료 △완화치료가 주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완치를 위해서는 수술을 통한 근치적 절제가 필요하다.

췌장암 진단과 증상은?

췌장암 환자의 90%는 질환 경과 중 통증이 나타난다. 통증은 복부, 등 또는 양쪽 모두에서 나타날 수 있으며 눕거나 식사를 하면 더 심해진다. 복통, 황달, 체중감소는 췌장암 환자의 가장 흔한 증상이지만 이들이 모두 나타나면 이미 진행된 상태가 대부분이다.

증상은 암이 생기는 부위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췌미부암(췌장의 꼬리 부분)의 경우 증상을 느끼기 힘들어 통증이 나타날 시엔 이미 대부분 암이 진행된 상태다. 반면 췌두부암(췌장의 머리 부분)은 비교적 황달이 초기에 생기므로 일찍 발견될 가능성이 높다.

췌장암의 증상은 뚜렷하게 나타나거나 다른 소화기계 질환하고 잘 구분되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현재 췌장암 진단을 위해 시행하는 검사 중 복부초음파·복부 CT의 경우 종괴(혹), 췌관 또는 담관의 확장, 림프절이 커지는 등의 증상을 관찰할 수 있다. 이외에도 췌담도 내시경, 자가공명영상(MRI), 초음파 내시경 검사, 혈액을 채취해 암의 유무를 확인하는 종양표지자도 췌장암 진단에 도움이 된다.

과거에는 췌장에 생긴 종양에 대해 조직검사가 요구될 시 수술이 필요하기도 했으나 현재는 초음파 내시경으로 위나 십이지장을 통해 바늘을 삽입하여 검체를 채취한다. 이는 췌장의 이상 부위뿐만 아니라 전이가 의심되는 림프절도 가능하다. 수술이 필요 없어 환자의 걱정과 부작용을 줄인다는 장점이 있다.

건강검진으로 췌장암 조기 발견이 될까?

건강검진 중 간암의 선별검사로 시행하는 복부초음파 검사의 경우 간과 담낭 관찰은 가능하다. 하지만 췌장의 경우는 다르다.

췌장은 간·담낭과 가까이 위치해 있지만, 복부초음파 검사로는 전체적인 확인이 제한적이다. 이성구 교수는 “장 내 가스에 의해 췌장 일부가 관찰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췌장 문제의 1차 검사로는 복부 CT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일반인을 대상으로 췌장암 조기 발견을 위한 선별검사는 추천되지 않는다. 선별검사에서 췌장암이라고 진단된 환자 100명 중 1명 만이 실제 췌장암이며 나머지 99명은 위양성(음성인데 양성으로 잘못 나온 경우)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성구 교수는 “불필요한 추가 검사와 치료가 이뤄질 수 있어 고위험군 환자는 전문가의 진료를 통한 추적 검사가 이뤄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췌장암의 가장 위험한 원인은 흡연이기 때문에 금연은 필수다. 더불어 과도한 음주는 만성 췌장염을 일으키므로 술을 줄이고 과일과 채소 및 기타 식물성 식품이 풍부한 식단이 필요하다.

이성구 교수는 “췌장암은 빈도가 높은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과도한 걱정보다는 전문적인 진료를 받아 합리적인 진단으로 경과를 관찰하며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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