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아 빨리 펴라”…뒤늦게 터진 꽃망울에 지자체 ‘울상’

입력 2024-03-31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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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구·송파구 등 축제 개최
다음 달 초에 절정 이룰 전망

▲호수벚꽃축제가 열린 27일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일대가 아직 벚꽃이 개화하지 않아 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호수벚꽃축제가 열린 27일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일대가 아직 벚꽃이 개화하지 않아 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서울 곳곳에서 예상과 달리 벚꽃이 늦게 피면서 ‘벚꽃 없는 벚꽃 축제’가 지속되고 있다. 벚꽃은 다음 달 초부터 개화를 시작해 일주일 뒤에 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달 내내 평년보다 심한 꽃샘추위와 잦은 비로 인해 벚꽃 개화가 늦어지고 있다. 지난 금요일부터는 올해 들어 가장 심각한 황사도 나타나고 전국 곳곳에서 비가 내리기도 했다.

올해 서울 지역의 벚꽃 개화 시기는 다음 달 3일로 점쳐지고 있다. 현재 서울 곳곳 벚나무들은 꽃망울을 터뜨리며 개화 초기 단계에 들어섰다. 기상정보 제공업체 웨더아이에 따르면 서울의 벚꽃 개화 시기는 4월 3일이며, 개화한 벚꽃은 약 일주일 이후 절정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전국적으로 황사가 영향을 미친 동시에 비까지 내려 벚꽃의 만개 시점은 불투명하다. 기상청 관계자는 “고비사막과 내몽골고원에서 발원한 황사가 주말 내내 한국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강풍대의 영향에 따라 황사가 추가로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 곳곳에서는 지난주부터 벚꽃 축제가 시작됐지만 ‘벚꽃 없는 벚꽃축제’가 진행되고 있다.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에서 이달 27일 열린 ‘호수벚꽃축제’는 벚꽃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개막했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다음 달 2일까지 열리는 ‘여의도 봄꽃축제’도 비슷한 상황이다. 현재 여의도 윤중로 일대에는 벚꽃나무들이 꽃망울을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다.

지자체마다 축제 연이어 개최·각종 즐길 거리 마련

▲호수벚꽃축제가 열린 27일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일대가 아직 벚꽃이 개화하지 않아 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호수벚꽃축제가 열린 27일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일대가 아직 벚꽃이 개화하지 않아 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당초 벚꽃이 평년보다 일찍 개화할 것으로 예상해 축제 일정을 앞당긴 지방자치단체들은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벚꽃이 빨리 피고 행사 당시 비로 인해 벚꽃이 떨어지게 된 지난해와는 또 다른 상황을 맞닥뜨리면서다.

강원도 속초시는 ‘2024 영랑초 벚꽃축제’를 당초 계획인 30~31일에 진행한 뒤 다음 주에 한번 더 축제를 개최하기로 했다. 속초시는 SNS에 포스터를 게시하며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하늘을 이길 수가 없습니다”라며 “벚꽃이 안 핍니다. 그래서 영랑호 벚꽃축제 2번 합니다”라고 전했다.

영등포구는 축제 이후로도 벚꽃을 보러올 시민들이 많을 것을 대비해 차량 통제에 나선다. 구는 다음 달 4일 오후 10시까지 국회 뒤편 여의서로, 서강대교 남단 공영주차장~여의 하류IC 구간의 차량 통행을 전면 통제할 계획이다.

송파구도 다음 달 7일까지 석촌호수에 있는 문화실험공간 호수에서 다양한 문화예술체험을 즐길 수 있는 ‘2024. 호수와 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해당 공간에서 전시, 아트마켓, 공연, 스페셜티 체험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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