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는다는 거, 그거 뭐 별거 아니니까...웰에이징(Well-aging) 도서 '붐'

입력 2024-03-28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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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노화ㆍ나이듦 등 관련 도서 출간 종수 52% 증가
노후 대비 마인드 정립부터 상품 활용 방법까지 다양화

(픽사베이)
(픽사베이)

최근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노화를 주제로 한 도서가 꾸준히 주목받고 있다. 건강한 나이듦을 뜻하는 '웰에이징(Well-aging)'부터 은퇴 이후의 삶, 노년과 죽음에 대한 심리적 접근까지 이전에 비해 다채로운 주제를 담은 책들이 지속적으로 출간되고 있다.

28일 출판계에 따르면, 예스24 집계 결과 지난해 노화ㆍ나이듦ㆍ웰에이징 등 관련 도서 출간 종수는 64종으로 전년 42종 대비 약 52% 늘어났다. 연간 판매량도 2021년과 2022년에 쭉 감소세를 보이다가 지난해에 53.8%로 반등했다.

노화 관련서 구매자 비중은 40·50세대가 절반 이상(62.3%)을 차지했다. 60대 이상은 20.7%로 나타났다. 이들은 100세 시대를 맞아 이전 세대에 비해 더욱 적극적으로 '웰에이징'에 주목하고 있다.

노화를 직접적으로 체감하기 시작하는 30대(13.5%) 구매 비중이 20대(3.2%)보다 10%p가량 높은 점도 눈에 띈다.

지난해 노화 관련서 베스트셀러 1위는 '당신도 느리게 나이 들 수 있습니다', 2위는 '느리게 나이 드는 습관'이었다. 두 권 모두 '유 퀴즈 온 더 블록', '세바시' 등에 출연하며 화제를 모은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의 책이다.

정 교수는 노화 방지를 위해 '연대'를 강조한다. 그는 "현실적으로 돈과 시간 여유가 있는 사람이 강한 연대를 만들기 용이하다.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은 가속노화를 겪어도 의지할 데를 찾거나 내재역량 관리를 위해 자원을 투자하기도 더욱 어려워진다"고 지적한다.

이어 "이 메커니즘을 따라 '절망사'가 발생한다"라며 "능력과 건강, 노년기 삶이 심각하게 양극화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상황이 어려울수록 강한 사회적 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올해에는 1분기에만 총 16종의 노화 관련서 신간들이 출간됐다. '살아가는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가'는 내셔널 크리스토퍼상을 수상한 노년학자와 생물학자의 심층 취재를 통해 황혼을 삶의 절정기로 만든 노장들의 비밀을 생생히 옮겼다.

대만 중년들에게 가장 닮고 싶은 노년의 롤모델로 손꼽히는 할머니 의사 류슈즈의 '나답게 나이 드는 즐거움'은 중년이 된 이들에게 건강 및 인생 조언을 전한다. '니체처럼 사랑하고 세네카처럼 현명하게'는 인생에서 꼭 만나야 할 철학자의 30가지 말들을 담았다.

노년·죽음 관련 인문서 분야에서는 노년을 먼저 경험한 저자가 다양한 조언을 전하는 책들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노년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죽음을 탐구하고 이를 통해 삶의 열망을 다시금 불러일으키는 책들이 상위권에 오른 것이다.

프랑스 작가 파스칼 브뤼크네르의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을 위하여'는 유려한 사유를 통해 '나이듦'에 대한 새로운 태도를 제안한다. 아툴 가완디의 '어떻게 죽을 것인가'는 죽음 앞에 선 인간의 존엄과 의학의 한계를 고백하며 '인간다운 죽음'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죽음의 심리학'은 '죽음'이라는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한 인간의 노력을 소개해 죽음 그 자체를 수용하고 공포에서 벗어나 현재를 온전히 누릴 수 있도록 돕는다.

한 출판 관계자는 "대학 교육을 받거나 일정 수준 이상의 지식을 보유한 세대가 노년층으로 진입하면서 이들의 관심사를 소재로 출판되는 책들이 많은데,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건강이나 노화"라며 "풍요로운 노후를 위한 마인드 정립부터 실질적인 노후 대비 상품 활용 방법까지 다양한 책들이 출간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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