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약개발 바이오기업 수장들이 잇따라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다. 정기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주주친화정책을 강화하는 한편 회사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는 행보로 풀이된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장명호 최고전략책임자(CSO)가 자사주 3만1000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취득단가는 1만2921원으로 약 4억 원 규모다.
장 CSO는 지아이이노베이션의 창업자로, 회사의 신약개발 임상을 총괄하고 있다. 이번 자사주 취득에 따라 지분율은 기존 6.79%에서 6.86%로 늘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이번 자사주 취득에 대해 “주주가치 제고 및 올해 회사 성장을 이끌 모멘텀에 대한 강한 자신감에 따른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의 핵심 파이프라인은 면역항암제 ‘GI-101A’와 ‘GI-102’이다. GI-101A는 암세포를 공격하는 면역세포를 억제하는 수용체인 CTLA4를 차단하는 CD80과 면역세포의 증식 및 활성화에 관여하는 IL-2 변이체 기능을 동시에 가진 이중융합단백질이다. 현재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 병용요법으로 국내와 미국에서 임상 1/2상을 진행하고 있다. GI-102는 이를 피하주사(SC) 제형으로 개발하는 것이다.
임상 1/2a상 단계인 GI-102는 단독요법 용량 증량 시험에서 현재까지 심각한 독성 없이 5명의 부분관해(PR)을 확인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4월 미국암연구학회 연례학술대회(AACR 2024) 및 5월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SCO 2024)에서 글로벌 제약사들과 미팅을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해 알레르기 치료제 ‘GI-301’을 일본 마루호에 기술이전한 성과를 낸 것처럼 글로벌 계약을 타진하고 있다.
김재경 신라젠 대표는 이달 7일과 8일 이틀에 걸쳐 자사주 2만 주를 매입했다. 취득 단가는 각각 4843원, 4947원이다. 이번 자사주 매입은 앞선 주총과 주주간담회에서 주주들과 약속한 데 따른 결정이다.
김 대표는 2021년 10월 신라젠에 합류해 2022년 8월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이후 신라젠의 거래 재개와 신규 파이프라인 도입 등을 성사시키며 회사의 체질 개선을 주도하고 있다.
신라젠은 항암바이러스 ‘펙사벡’과 항암 플랫폼 기술 ‘SJ-600’ 시리즈, 항암제 ‘BAL0891’을 개발 중이다. 이들 파이프라인의 연구 결과는 AACR 2024의 발표 연구로 채택됐다. 회사는 “국내 바이오기업의 모든 파이프라인이 메이저 학회에서 연구 결과가 공개되는 경우는 매우 드문 일”이라고 강조하며 “(이번 자사주 취득은)대표가 회사의 비전에 자신한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압타머사이언스는 한동일 대표와 주요 경영진이 최근 자사주 매수에 나섰다. 한 대표는 1만 주, 최고사업책임자(CBO) 이광용 전무와 최고재무책임자(CFO) 이철환 상무가 각각 8000주를 취득했다.
회사 측은 “이번 자사주 매수는 현재 기업 가치가 현저히 저평가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책임 경영 강화를 위해 경영진의 추가 자사주 매수 등 주주 친화 정책을 강화하고 기업 가치 재평가에 힘쓰겠다”라고 밝혔다.
압타머사이언스는 올해 압타머 기반 약물 전달 플랫폼(Aptamer Drug conjugate, ApDC)을 활용한 신약 개발을 가속할 방침이다. 가장 속도가 빠른 ‘AST-201’은 간암을 포함한 고형암 치료제로, 간세포암과 폐암 동물모델에서 우수한 약효를 확인했다. ‘AST-202’는 면역조절 T세포에 존재하는 CD25를 선택적으로 표적하는 ApDC물질로, 고형암은 물론 혈액암 치료제로도 개발 가능성을 확인했다. 또한, 연세대학교 의료원과 손잡고 방사성의약품 치료제(RPT) 개발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