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 늪 빠진 효성화학, 실적 반등 기대

입력 2024-03-02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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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법인 정상화 기반
NF3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

▲효성의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이 적용된 베트남 공장 전경. (사진제공=효성)
▲효성의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이 적용된 베트남 공장 전경. (사진제공=효성)

효성그룹이 계열분리 체제에 돌입하면서 효성화학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효성화학은 베트남 법인 정상화를 기반으로 삼불화질소(NF3), 스마트필름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실적 반등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2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효성그룹은 지주사 효성의 인적분할을 통해 계열분리 수순에 돌입했다. 신설 지주사 산하에 상장사인 효성첨단소재와 비상장사 효성인포메이션(HIS), 효성토요타 등 6개사를 둔다. 효성신설지주는 조현상 효성 부회장이 맡는다. 장남 조현준 회장이 이끄는 존속 지주사 효성엔 효성화학과 효성중공업, 효성티앤씨 등이 남는다.

존속지주회사 경영을 맡은 조 회장은 효성화학의 지분 관계를 정리한 뒤 확보한 현금을 바탕으로 장기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할 방침이다. 효성첨단소재는 효성화학과 별도의 지주사에 속하게 되면서 재무구조 우려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효성화학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2조7916억 원, 영업손실 1888억 원을 기록하며 우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글로벌 화학제품 수요 둔화가 장기화하면서 다른 석유화학사와 마찬가지로 부진을 면치 못한 탓이다.

실적 부진에 고전하자 이례적인 질타도 이어졌다. 조 회장은 지난해 7월 그룹 내 임원 및 팀장들을 향해 “자신의 잘못을 솔직하게 드러내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자세가 만연해있다”고 질책했다.

분위기 반전을 꾀하는 효성화학은 베트남 법인 정상화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다.

효성화학은 2018년 베트남 법인을 세우고, 대규모 화학단지 건설을 비롯해 LPG 저장소, 프로판탈수소화(PDH), 폴리프로필렌(PP) 공장 등을 준공했다. 그러나 2021년 말 완공된 PDH 설비가 정밀 점검과 설비 오작동 등의 이유로 생산 중단이 반복되면서 영업손실을 키웠다.

2년 동안 멈춰있던 베트남 공장은 지난해 7월 생산을 재개했다. 베트남 공장은 가동률을 꾸준히 높여 현재 완전 가동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베트남 법인은 지난해 3분기 첫 흑자를 달성했고 4분기에 이어 올해도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이물질을 세척하는 특수가스인 NF3 사업도 전면에 내세웠다. 반도체ㆍ디스플레이ㆍ이차전지 등 첨단 기술이 발전하면서 NF3 수요도 함께 늘어 미래 전망이 밝다.

효성화학은 최근 충북 청주 옥산공장에 1200억 원을 투입해 연산 2000톤(t) 규모의 NF3 생산시설 구축을 완료했다. 연산 6000t 규모의 생산설비를 갖춘 울산 용연공장을 합쳐 연산 8000t 규모의 생산설비를 보유하게 됐다.

효성화학은 지난해 10월 지주사 효성을 대상으로 500억 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했으며, 올해도 10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며 자금 수혈에 나섰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효성화학이 작년, 재작년과 같은 대규모 영업손실이 재발할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판단된다”며 “작년 하반기 반응기 교체 이후 베트남 PDH 설비의 트러블이 없고, 생산 정상화를 바탕으로 유럽ㆍ일본 등으로 고부가 PP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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