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더스, 위스키 성지 된 비결은 트렌드 캐치” [미니 인터뷰]

입력 2024-02-2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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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호 치프 파트너, 전국 22개점 주류 코너 관할...‘볼륨 진열’로 가격 경쟁력 확보

“발베니가 이 가격에 이렇게 많이 쌓여있는 건 처음 봐요.”

기자가 지난해 12월 21일 개장한 트레이더스 홀세일클럽(트레이더스) 수원화서점 주류 코너에서 만난 한 소비자 반응이다. 우리나라 위스키 마니아들에게 특히 인기인 ‘발베니 12년 더블우드(700㎖)’와 ‘맥캘란 12년 더블캐스크(700㎖)’는 이곳 주류 코너를 오가는 이들의 시선을 계속 사로잡았다.

트레이더스 수원화서점은 오픈 후 2주간 이 제품을 각각 9만8800원, 9만4800원에 판매해 ‘위스키 성지’가 됐다. 이들 2종의 위스키는 일반 대형마트에서도 한 번 공급될 때 최대 30병 이상 확보하기 쉽지 않고, 가격도 10만 원 이하로 책정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트레이더스 수원화서점은 단일 점포 기준 최대 물량의 위스키를 확보, ‘집객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주류 부문 소싱을 담당하고 있는 박현호 트레이더스 치프 파트너가 '에반 윌리엄스 보틀드 인 본드(BIB) 12주년 에디션'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촬영=허정윤 기자)
▲주류 부문 소싱을 담당하고 있는 박현호 트레이더스 치프 파트너가 '에반 윌리엄스 보틀드 인 본드(BIB) 12주년 에디션'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촬영=허정윤 기자)

현재 전국에는 22개 트레이더스 점포가 성업 중인데, 이 모든 트레이더스의 주류 매입을 전담하는 이는 단 두 명에 불과하다. 말 그대로 ‘일당백’을 하고 있는 박현호 트레이더스 치프파트너와 백민 어시스트바이어가 그들이다. 20일 본지와 만난 박 파트너는 “발베니와 맥캘란 12년산, 2종의 위스키를 단 한 곳의 점포에서 2000병가량 동시에 진열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고객의 뜨거운 요구와 하이볼 열풍에 힘입어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한 결과”라고 뿌듯해했다.

박 파트너는 2008년 이마트에 입사, 11년간 트레이더스 주류 바이어를 맡고 있는 ‘주류 전문가’다. 그는 트레이더스에서 주류 상품 개발부터 입점, 운영까지 전반적 판매 업무를 맡고 있다. 그의 열정 덕분에 트레이더스의 주류 부문 매출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줄곧 상승세다. 박 파트너는 “팬데믹 이후 홈술족이 많이 늘어 대형할인점 주류 시장이 더욱 활성화 됐다”고 봤다.

그가 특히 애착을 갖고 있는 위스키는 ‘에반 윌리엄스 보틀드 인 본드(BIB) 12주년 에디션’이다. 미국 제조사 헤븐힐 디스틸러리와 손잡고 위스키 원액 선정부터 레이블 디자인, 물량 확보 등을 사전 협의해 단독 기획한 상품이다. 덕분에 다른 직수입 위스키보다 ‘가성비’가 특히 높다. 박 파트너와 트레이더스 월계점을 함께 걸으며, 그가 직접 소싱한 위스키 설명을 듣고 있자니,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계속 임직원들에게 당부하는 ‘본업의 경쟁력’이 절로 느껴졌다.

박 파트너는 치열해진 주류 시장에서 트레이더스가 경쟁력을 갖춘 이유를 두 가지 꼽았다. 먼저 주류 트렌드의 빠른 변화를 인지해 선제적으로 물량을 확보했다. 박 파트너는 “주류 바이어로서 이른바 핫플레이스를 계속 찾아다니며 위스키의 인기를 빠르게 파악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해외 출장을 가서도 국내에서 어떤 주종이 잘 팔릴 수 있을지 늘 고민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 비결은 가성비다. 더 낮은 가격을 형성하기 위해 개방형 창고식(볼륨) 진열의 장점을 적극 활용해 마진을 줄였다. 그는 특히 “트레이더스의 볼륨 진열은 매대에 상품을 채우는 인력이 필요없어 인건비가 절감된다”며 “고객에게 ‘트레이더스는 많은 종류를 취급하는 곳’이라는 긍정적 효과도 준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을 위한 가심비 상품을 찾는 고객들에게 더욱 합리적인 가격으로 좋은 주류를 선보일 수 있도록 올해도 뛸 것”이라고 힘차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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