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중진 페널티 불만 말씀 않던데요"
중진 "화기애애했다", "건설적인 얘기만"
3선 이상 감점 15% 페널티...우려 여전
국민의힘 공관위원회가 총선 공천 심사 규정을 발표한 다음 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4선 이상 중진 의원들이 17일 회동했다. 3선 이상 중진들을 상대로 인적 쇄신을 시사했던 터라 오찬 전부터 당내에서는 "밥상머리에서 큰소리가 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상당했다.
하지만 이번 회동에서 한 위원장은 중진의 '헌신'은 요구하지 않았다고 전해졌다. 한 위원장은 오찬 후 기자들과 만나 "과거에는 안 해오던 시스템 공천을 보수당에서 처음으로 실천하게 된 취지에 대해서 설명했다"며 "그 취지에 대해 굉장히 잘했다는 반응이 있었다"고 전했다. '중진 페널티에 대한 불만이 나온다'는 지적에는 "그런 말씀을 제게 하시지 않던데요"라고 반문했다.
한 위원장은 거듭되는 공천 물갈이 예고 가능성에 대해 "저는 물갈이라는 표현이 좋은 표현이 아닌 것 같다"며 "누구를 내보내는 것이 공천이 아니라 누가 나가느냐를 정하는 것이 공천이다. 이길 수 있는 분, 국민들께 설득 드릴 분을 제시하기 위해 저희는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진 의원들도 "좋은 분위기였다"고 입을 모았다. 윤상현 의원은 "공천룰에 대해서 좋은 평가를 하시는 것 같다"며 "선수가 룰을 탓할 수 있나.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됐다"고 했다. 서병수 의원은 "화기애애하게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많이 했다"고 했고, 정진석 의원도 "화기애애했다. 건설적인 얘기만 했다"고 전했다. 중진 의원 측 관계자들도 "상대 후보가 청년, 여성 가산점을 다 받아도 이기는 경우도 있다. 지역구 관리를 잘했으면 문제없다", "하위 10~30%에 안 들어가면 되지 않나"고 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폭풍전야'라는 반응이 주다. 16일 발표된 공관위 컷오프(공천배제) 기준이 현역에 불리하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의힘은 올해 총선 공천 심사 때 현역 의원 7명은 컷오프 하고, 하위 10~30% 의원 18명은 감점을 줘 경선을 치르도록 경정했다. 특히 동일 지역 3선 이상 의원에 대해서는 정치 신인과 형평성을 맞추는 차원에서 경선 득표율에서 15%를 감점하기로 했다. 3선 이상이면서 하위 평가를 받은 의원일 경우 최대 35%가 깎일 수 있다.
여권 관계자는 "과거에는 공천 규정을 하나, 하나씩 정해 추가되는 형식이었는데, 공관위가 1차 회의 후 구체적으로 컷오프 규정을 일괄 발표한 것은 거의 처음인 것 같다"고 했다. 특히 "공관위 심사에서 기여도나 면접 등 정성 점수의 비중이 높은데, 공관위원들이 공천을 주고 싶은 인사들에게 정성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주면 현역들은 경선에서 매우 불리해질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보통 공천 발표가 나기 전에 대충 자신이 컷오프 대상인지 예측이 된다"며 "못해도 2월 중순부터는 변화가 있지 않을까"라고 예상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도 16일 SNS에서 '동일 지역구 3선 이상 출마 의원에 감점 15%' 조항에 대해 "3선 이상이라면 영남 출신들이 다수"라며 "검핵관, 용핵관은 살리고 당의 의원들은 죽이는 공천 학살이 예상대로 시작된다. 이들이 개혁신당으로 우르르 몰려가면 개혁신당은 원내교섭단체 구성, 기호 3번, 선거 국고보조금도 많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