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팡질팡 코스피…단기 반등 vs 2500 밑돌며 지지선 형성

입력 2024-01-15 15:03 수정 2024-01-15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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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외국인·프로그램 순매수, 연초 수급 부메랑으로
매도 압력 정점 통과…코스피 하락세 진정 전망
아직 매물 부담…코스피 실적 전망 햐항 조정 진행중
반도체 업황 주가 흐름 따라오지 못 해

▲코스피 지수가 6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한 1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9.26(0.75%)포인트 하락한 2541.98을 나타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코스피 지수가 6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한 1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9.26(0.75%)포인트 하락한 2541.98을 나타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코스피지수가 새해 첫날인 2일 상승한 뒤 하루도 쉬지 않고 9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2520선으로 밀려났다. 2500선 마저 위협받고 있는 코스피를 놓고 증시에서는 조정이 거의 다 왔다는 의견과 아직 추가 조정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엇갈린다.

15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25% 하락한 2518.71에 거래되고 있다. 이달 3일부터 9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올해 들어서만 130포인트 이상 증발했다..

조정 거의 다 왔다 vs 아직 덜 왔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급격하게 상승했던 코스피지수가 신흥 아시아 증시와 키 맞추기를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작년 11월 이후 이달 12일까지 코스피 수익률은 10.85%로 중위권에 위치해 있다.

특히, 작년 11월과 12월 코스피는 급반등세에 공매도 금지라는 수급 변화까지 가세하며 강세 흐름을 보였다. 이 기간 외국인 투자자는 8조4700억 원의 선물 순매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프로그램 매수는 각각 2조7300억 원, 6조7800억 원 유입됐다. 12월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 연말 프로그램 매수 강도였다.

연말 순매수 강도는 연초 매물로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미국 금리인하 기대 후퇴, 채권금리, 달러 반등이 전개되면서 외국인 선물 매도가 거세졌고, 이는 프로그램 매물 압력 확대로도 이어졌다. 여기에 코스피 주요 기업의 실적 가이던스 쇼크도 투자심리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외국인 선물 및 프로그램 순매수 (한국거래소)
▲외국인 선물 및 프로그램 순매수 (한국거래소)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연말 수급 계절성으로 인한 코스피 오버슈팅이 상당부분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연초 이후 외국인 선물매도가 3조8000억 원 나타나면서 과매수 권역에서 벗어나 절반 정도의 매물을 소화했고, 프로그램 매도 또한 2조2000억 원 출회하면서 매도 압력의 정점이 통과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더 이상 코스피만의 차별적인 약세를 보일 가능성은 낮다”며 “수급 변수로 인한 코스피 하락세는 진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2520선까지 레벨 다운된 코스피의 추가 하락폭은 제한적이라는 판단”이라며 “당분간 코스피 2500선을 중심으로 등락을 반복하거나 기술적 반등시도가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반면, 아직 매물 부담이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2500선을 밑돌며 지지선 탐색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 실적 쇼크로 4분기 실적 불확실성이 커지는 등 대부분 업종에서 작년 4분기 실적 전망치 하향조정이 진행중이라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코스피 기업들의 실적 발표는 시가총액 기준 30.7% 정도 진행됐다. 현재 코스피는 영업이익 기준 전망치를 30.4% 하회하고 있다. 삼성전자(전망치 -25.2% 하회)를 비롯해, LG에너지솔루션(-42.5%), 한진(3.8%), LG전자(-51.1%)가 실적발표를 마쳤으며 한진을 제외하고 모두 전망치를 밑돌았다.

실적쇼크를 발표한 삼성전자와 LG엔솔, LG전자는 올해 영업이익과 순이익 전망치도 하향됐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3%, 0.9% 하향조정됐다. 코스피 내에서 기여도가 큰 이들 기업의 전망치 조정에 따라 올해 코스피 전체 영업이익과 순이익 전망도 각각 0.6%, 0.3% 낮아졌다.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올해, 내년 이익수정비율은 올해 연초부터 하학하고 있다”며 “최근 삼성전자 실적 컨센서스 하회와 함께 작년 말 상승했던 코스피 주가 모멘텀이 둔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도체 업황 회복 흐름 타야 주가 반등 여력

코스피 상승을 이끌 반도체 업황이 아직 주가 흐름을 따라오지 못하는 점도 코스피 부진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업 내 쌓여있는 재고자산이 해소되지 못하면 기업 이익이 본격적으로 좋아지는 시점도 지연될 수 있어서다.

특히 반도체 업황은 대규모 감산에도 재고 정상화가 멀어 실적 개선까지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국내 반도체 업황은 지난해 사상 최악의 업황 부진은 벗어났지만, AI(인공지능)의 직접 수혜에 놓여있는 미국 빅테크 주 엔비디아 등과 다르게 재고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달 국내 반도체 재고율은 211%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0%가량 감소했으나, 코로나19 이전의 100%대에 비하면 여전히 2배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1월 반도체 재고율(265.7%)은 1997년 3월(288.7%) 이후 25년 만에 가장 높다.

대만 제16대 총통 선거 결과도 국내 반도체 업황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요소다. 친미 성향인 민주진보당(민진당)의 후보가 당선되면서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의 TSMC의 향후 비즈니스 전략이 받을 영향도 미국과 TSMC 사이에서 한국 반도체 시장이 뚫고 나가야 할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TSMC가 대만 안보의 실리콘 방패라는 점에서 친미외교의 핵심인 샤오메이친을 축으로 한 미국 반도체와 TSMC와의 밀월관계가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막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입장에서는 결국 확실한 기술적 우위를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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