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혐의’ 이선균, 서울 도심 공원 차안서 숨진채 발견

입력 2023-12-27 16:31 수정 2023-12-2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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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유서 작성하고 귀가 안해”…매니저 신고로 경찰이 수색 나서
대마 등 혐의로 세 차례 경찰 조사…“마약인 줄 몰랐다” 혐의 부인
BBC 등 주요 외신도 긴급 타전…공갈 혐의 등 수사는 그대로 진행

▲27일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인근에서 배우 이선균이 차 안에서 숨진 채로 발견돼 경찰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27일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인근에서 배우 이선균이 차 안에서 숨진 채로 발견돼 경찰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아온 배우 이선균(48) 씨가 서울 종로구 한 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하루 전까지 혐의를 부인하던 이 씨가 사망하면서, 경찰은 해당 사건을 종결할 예정이다.

27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12분쯤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 씨의 매니저로부터 ‘(이 씨가) 전날 유서를 작성하고 집을 나가 현재까지 귀가하지 않았다. 차량도 없어졌다’는 취지의 신고를 접수했다.

매니저는 이 씨와 연락이 닿지 않자 이 씨의 강남구 청담동 거주지를 찾아간 뒤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휴대전화 기지국 위치 추적 등을 통해 수색을 벌였고, 오전 10시 30분쯤 종로구 와룡공원 인근에 세워진 차량에서 쓰러져있는 이 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차적 조회를 통해 이 씨의 차량임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발견 당시 의식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성북소방서는 “이 씨가 사망한 것으로 판정돼 (치료를 위한) 병원 이송은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후 서울경찰청 과학수사대가 현장 감식을 진행했고, 오후 1시 18분쯤 이 씨의 차량을 견인했다. 이 씨의 시신은 인근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씨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대마·향정 혐의로 10월부터 경찰의 조사를 받아왔다. 유흥업소 실장 A 씨의 자택에서 대마초와 케타민 등을 여러 차례 피우거나 투약한 혐의였다.

경찰은 그동안 소변을 활용한 간이 시약 검사, 모발을 채취해 진행한 1차 정밀 감정, 체모 등을 추가해 진행한 2차 정밀감정 등을 진행했지만,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

이달 23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이튿날 오전 5시까지 약 19시간 동안 3차 소환 조사를 받기도 했다. 이날 조사에서 이 씨는 2차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마약인 줄 몰랐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 씨의 변호인은 26일 “마약 투약 혐의와 관련한 증거가 유흥업소 실장 A 씨의 진술뿐”이라며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통해 검증해달라는 의견서를 경찰에 제출하기도 했다.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이선균이 24일 오전 인천 남동구 인천 논현경찰서에서 19시간의 경찰조사를 마친 뒤 나서고 있다. (뉴시스)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이선균이 24일 오전 인천 남동구 인천 논현경찰서에서 19시간의 경찰조사를 마친 뒤 나서고 있다. (뉴시스)

앞서 이 씨 측은 A 씨 등 2명을 공갈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바 있다. 이 씨는 고소장을 통해 “A 씨 등에게 지속적인 공갈과 협박을 당해 3억5000만 원을 뜯겼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지난달 마약류관리법상 향정과 대마 혐의로 먼저 구속기소 돼 현재 인천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이날 이 씨가 숨지면서 경찰은 이 씨에 대한 마약 혐의는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하고, 이 씨가 고소한 공갈 혐의에 대해서는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불기소 처분의 일종인 공소권 없음은 피의자가 사망해 기소할 수 없는 상황 등 수사 실익이 없다고 판단될 때 내려진다.

한예종 연극과를 졸업하고 2001년 뮤지컬 ‘록키호러쇼’로 데뷔한 이 씨는 MBC 드라마 ‘하얀거탑’(2007), ‘커피프린스 1호점’(2007), ‘파스타’(2010), tvN ‘나의 아저씨’(2018) 등에 출연하며 인기를 얻었다.

이와 함께 ‘체포왕’(2011), ‘화차’(2012), ‘내 아내의 모든 것’(2012), ‘끝까지 간다’(2014) 등 영화서도 잇따라 흥행을 성공시키며 스타 반열에 올랐다.

특히 이 씨는 2019년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서 박 사장 역을 맡았고, 기생충이 그해 칸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과 미국 아카데미시상식 작품상을 받으며 커리어의 정점을 찍었다.

이날 로이터와 BBC 등 주요 외신들은 마약류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던 이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고 보도하며, 그를 ‘기생충’을 비롯한 다양한 작품에서 주목받았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 씨의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29일 발인 예정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앱,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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