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규모가 작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집계한 월별 투자 동향에 따르면 11월 국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규모는 4987억 원(128건)으로 전월(2949억 원)보다 69.1% 증가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1000억 원대의 투자유치와 100억~300억 원 미만 투자 건수가 올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작년 11월(4746억 원)과 비교하면 5.1% 늘어난 수치다. 올해 월별 투자액 중 작년 같은 달 수치보다 투자액이 늘어난 건 지난 9월 이후 두 번째다. 투자 건수 역시 작년 11월(123건) 대비 늘었다.
스타트업 투자는 고금리와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히 얼어붙었고, 올해 초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하면서 투자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했다.
실제 스타트업얼라이언스의 월별 투자 동향을 비교하면 △2022년 1월 1조6406억 원 → 2023년 1월 2579억 원 △2월 1조1916억 원 → 2952억 원 △3월 1조716억 원 → 3427억 원 △4월 1조2333억 원→ 2639억 원으로 눈에 띄게 급감했다.
5월 투자액은 8214억 원으로 8000억 원대를 회복했지만 이후 다시 들쭉날쭉한 상황이 이어졌다. 9월엔 투자액이 7178억 원으로 작년 9월(3861억 원) 대비 80% 확대되면서 처음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하반기 자금난이 유독 심했던 영향도 있지만, 투자 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있었다.
다만 지난달 투자 현황을 규모별로 보면 300억 원이 넘는 투자는 3건이다. 이 중 1000억 원의 대규모 투자가 진행된 건 클라우드 소프트웨어(SW) 기업 오케스트로 단 한 건에 그친다. 무신사가 400억 원, 인공지능(AI) 정밀 의료 기업 임프리메드가 300억 원의 투자를 유지했다. 100억 원 이상의 투자는 15건, 10억 원 이상 투자는 20건이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최근 발표한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2023’에 따르면 창업자(200명) 중
76.5%는 작년 대비 스타트업 생태계 분위기가 ‘부정적으로 변화했다’고 느꼈다. 이들은 ‘벤처캐피탈의 미온적 투자 및 지원(58.8%)'을 변화의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특히 절반에 가까운 45%는 내년에도 스타트업 생태계 분위기의 ‘변화가 거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국가 첨단전략산업 분야에 관한 관심이 커지면서 관련 스타트업ㆍ벤처에는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면서 “다만 높은 금리와 경기 침체 탓에 전반적으로 뚜렷한 변화가 보일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최근 지명된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전날 벤처 업계를 만나 국내 벤처의 해외 진출을 강조했다. 오 후보자는 “벤처기업 중 19% 정도만 수출하는데 앞으로 10년간 전방위적인 해외 진출이 필요하다”며 “벤처기업의 혁신 성장을 위한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