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교육을 받은 아이들과 받지 않은 아이들은 확연히 차이가 있어요. 실제로 금융교육을 받기 전 학생들이 저한테 이런 질문을 하는 경우가 있었어요. '선생님은 어떤 종목에 주식 투자를 하시나요? 어떤데 투자를 하면 돈을 벌 수 있을까요?'라고 말이죠. 정작 그 학생들에게 투자를 왜 해야 하는지, 혹은 투자에 어떤 위험성이 있는지 알고 있느냐고 물으면 모른다고 해요. 우리가 좀 더 방향성을 가지고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지 확인하는 계기가 됐어요."
유경모 KB금융공익재단 ESG전략부 차장은 8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서 진행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금융교육 사업을 진행하는 이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우리나라 공교육에서 금융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 보니 대다수 청년은 어떻게 해서든 돈을 벌려고 하지만, 그 과정에서의 위험성이나 왜 투자를 하는지에 대한 개념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최근 2030세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족들이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이자 부담이 커져 개인회생과 파산 신청까지 가는 경우가 늘어나는 것도 금융교육의 부재와 무관하지 않다.
유 차장은 "우리도 기존에 투자교육에 대해서 접근을 할 때 조심스러웠다"며 "어떤 투자 종목을 선정할지 같은 걸 가르쳐줄 수는 없어서 오히려 '투자에는 리스크가 있다'는 부분을 강조하고 '어떻게 해야 건전한 투자를 할 수 있을지'를 위주로 교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일 안타까운 것이 우리가 자립준비 청년을 대상으로 교육도 진행하는데, 시설을 퇴소할 때 받은 일정 금액의 지원금을 코인 투자 등을 해서 다 날려버린 사례도 들었다고 취업 사기나 대출 사기 등으로 날리는 사례도 있었다"며 "이런 자립준비 청년들이 미리 경제·금융교육을 받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KB금융그룹은 KB금융공익재단을 중심으로 활발한 금융교육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초·중·고등학교부터 사회초년생, 일반 성인, 자립준비 청년, 학교 밖 청소년, 발달장애인 등 사회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경제·금융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유 차장은 "소외계층에 대한 예산과 시간을 좀 더 쏟고 있다. 아무래도 금융교육에 있어서 이들에 대한 차별이 없었으면 한다"고 했다.
'금융교육은 재미없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교육생들이 흥미를 느낄 만한 요소를 꾸준히 고민하고도 있다고 했다. 그는 "아무래도 초등학교 저학년은 화폐의 기본적인 개념이나 용돈을 어떻게 쓰면 좋은지를 체험형, 놀이형으로 학습하게 한다"며 "그림도 그려보고 경제 교육에 관한 동화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형태"라고 소개했다. 이어 "중학교 3학년이나 고등학생들부터는 금융권 진로에 대한 교육에 흥미를 느끼는 편"이라며 "이쪽에는 가급적 실제 금융 현장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금융권에 오랫동안 근무하고 퇴직한 분들이 금융권 진로에 대한 장단점이나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소개하는 식으로 교육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시니어 교육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을 모으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도 했다. 유 차장은 "시니어 교육을 위해서는 어르신들이 흥미를 느낄 만한 공예체험이나 문화탐방 등을 하면서 경제·금융교육을 함께 진행한다"며 "일반적으로 디지털 관련 교육이나 금융사기 예방 쪽의 교육을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자체적으로 교재를 개발해서 금융교육을 진행하고 있는데 실생활에 도움을 줄 만한 내용을 더 많이 담아서 내년에 개편하고자 한다"며 "단순히 이론적인 내용뿐 아니라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어야 그것이 살아있는 금융교육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