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량 희비 교차’…대출 규제에 매매 꺾이고 전세만 늘었다

입력 2023-11-22 16:25 수정 2023-11-22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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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의 아파트 단지 모습.  (이투데이DB)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의 아파트 단지 모습. (이투데이DB)

주택시장에서 매매와 전세가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서울 아파트를 기준으로 매매량은 반년 만에 3000건 이하를 기록하는 등 거래가 뚝 끊기고 집값 상승 폭도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이다. 반면, 전세 거래량은 되려 늘어 7개월 만에 반등할 전망이다. 앞서 정책 금융대출이 활발히 진행되면서 3분기까지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하는 등 대출을 연료 삼아 집값이 많이 올랐지만, 4분기 들어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매매시장이 움츠러들었고 매매 대신 전세로 돌아선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1만971건으로 나타났다. 집계 기간(거래 후 30일)이 약 일주일가량 남은 것을 고려하면 10월 전세 거래량은 9월 1만1490건을 훌쩍 넘길 가능성이 크다. 큰 이변이 없다면 서울 전세 거래량은 3월(2월 1만6213건→1만6482건) 이후 7개월 만에 전월 대비 반등하게 된다.

반면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10월 2219건으로 9월 3368건의 약 65.8%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4월 3191건을 기록한 뒤 9월까지 6개월 연속 3000건 이상을 기록했다. 하지만, 남은 신고 기한을 고려하더라도 10월 거래량은 3000건에 못 미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전세와 매매가 엇갈린 방향으로 가는 이유는 무엇보다 집값 상승의 연료인 대출 규제와 주담대 금리 인상 때문으로 해석된다.

매매량이 늘고 집값 상승 폭이 가팔랐던 3분기 주담대 증가액은 연중 최대 규모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전날 발표한 ‘2023년 3분기 가계신용(잠정)’ 자료에 따르면, 3분기 주담대는 17조3000억 원 늘었다.

주담대 상당 부분은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대출로 파악된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주택 정책대출은 약 41조7000억 원이 공급됐다. 가계 대출 중 주담대를 제외한 기타 대출은 3분기 5조5000억 원 줄었다. 지난해 3분기 주담대 규모인 6조5000억 원과 비교하면 약 2.7배에 달한다.

하지만 지난달 27일부터 특례보금자리론 중 고소득자와 유주택자에게 빌려주던 일반형 대출 상품이 종료됐다. 또 50년 만기 주담대는 아예 종료되면서 10월부터 매매량이 줄고, 집값 상승 폭이 둔화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줬다.

아울러 주담대 금리 산정의 기준인 코픽스(조달자금비용지수) 역시 10월 기준 3.97%로 전월 대비 0.15%포인트 올랐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으로 8월(3.66%)과 9월(3.82%)에 이어 두 달 연속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값 동향 기준으로 이달 둘째 주 서울 아파트값은 0.05% 올랐다. 한 달 전 상승 폭(0.09%)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의 상승 폭이다. KB부동산 기준으로는 지난주 0.01% 하락 전환했다.

다음 달 추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등 가계부채 규제 가능성도 커 대출 감소에 따른 집값 상승 폭 축소는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서진형 공정경제포럼 대표(경인여대 교수)는 “최근 정부 대출 규제로 매매가 줄었고, 고금리가 지속하면서 매수자 부담도 늘었다. 결정적으로 추가 가격 상승 여력이 부족하다 보니 대출받아 매수하는 수요자는 줄고, 그 대신 전셋집을 구해 시장을 관망하려는 사람들은 계속 늘고 있다”며 “당분간 매매는 매수와 매도세력 간 힘겨루기가 이어지면서 거래가 계속 줄고, 전세 거래만 늘어나는 시장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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