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회 대산문학상 수상자…김기택·현기영·이양구 등 총 5명

입력 2023-11-06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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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서울 광화문에 있는 교보빌딩에서 열린 제31회 대산문학상 수상작 발표 기자간담회 모습. 왼쪽부터 김기택, 현기영, 이양구 작가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송석주 기자)
▲6일 서울 광화문에 있는 교보빌딩에서 열린 제31회 대산문학상 수상작 발표 기자간담회 모습. 왼쪽부터 김기택, 현기영, 이양구 작가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송석주 기자)

제31회 대산문학상 수상자로 시인 김기택, 소설가 현기영, 극작가 이양구, 번역가 마티아스 아우구스틴ㆍ박경희 등 총 5명이 선정됐다.

6일 대산문화재단은 △시 부문에 김기택 '낫이라는 칼' △소설 부문에 현기영 '제주도우다' △희곡 부문에 이양구 '당선자 없음' △번역 부문에 마티아스 아우구스틴ㆍ박경희 'Der Wal(고래)'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김기택 '낫이라는 칼' 표지 (문학과지성사)
▲김기택 '낫이라는 칼' 표지 (문학과지성사)

시 부문 수상자 김기택은 1957년 경기 안양에서 출생했다. 중앙대 영문과 졸업 및 경희대 대학원 국문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수상작 '낫이라는 칼'은 인간 중심 세계를 허물고, 세계의 보이지 않는 틈을 비추는 시집이다. 심사위원단은 "인생의 무게를 견디는 자세를 날카롭고 단단하게 빚어냈다"고 평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김기택은 "지금은 외로울 틈이 없다. 코로나19가 준 외로움이 시 쓰기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현기영 '제주도우다' 표지 (창비)
▲현기영 '제주도우다' 표지 (창비)

소설 부문 수상자 현기영은 1941년 제주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영어교육과를 졸업했고, 197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수상작 '제주도우다'는 제주의 근현대사가 총체적으로 담긴 역사소설이다. 심사위원단은 "한국판 홀로코스트 문학의 한 극점을 절감하게 했다"고 평했다.

현기영은 "83살의 나이에 상을 받게 돼 면구스럽다"며 "내게 있어 이 소설은 제주 4ㆍ3에 대한 종지부"라고 밝혔다.

희곡 부문 수상자 이양구는 1975년 강원도 영월에서 태어났다. 중앙대 연극학과를 졸업했고, 2008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수상작 '당선자 없음'은 제헌헌법이 만들어진 과정을 소재로 한 연극이다. 심사위원단은 "해방 직후 제헌헌법 정신에서조차 후퇴한 오늘날의 법, 제도, 검열 문제를 되묻고 있는 문제의식의 날카로움이 돋보였다"고 말했다.

이양구는 "우리 사회가 균형을 많이 잃어버렸다. 사례를 들면 다르게 해석돼 구체적 언급은 하지 않는다"면서도 "사람이 죽으면 애도를 하는 게 한국인의 정서인데, 지금은 그러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천명관 '고래' 표지 (문학동네)
▲천명관 '고래' 표지 (문학동네)

번역 부문 수상자 마티아스 아우구스틴ㆍ박경희는 부부다. 천명관의 '고래'를 번역한 'Der Wal'로 이번 번역 부문을 수상했다. '고래'는 2023 인터내셔널 부커상 최종 후보에 선정되는 등 국제적 성취를 거두기도 했다.

독일에 거주 중인 두 사람은 이날 시상식에 불참했다. 이들은 서면으로 "이 환상적인 서사를 읽어 나가며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어갈 때마다 열광했다"며 "이런 작품은 널리 알려야 한다는 과도한 사명감까지 치솟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수상자에게는 부문별 상금 5000만 원과 함께 대산문학상 고유의 상패인 조각가 양화선의 청동 조각 작품 '소나무'가 수여된다. 수상작은 재단의 2024년도 번역지원 공모를 통해 주요 외국어로 번역돼 해외에 소개될 예정이다.

시상식은 23일 오후 6시 30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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