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개별 금고 부실 우려↑…"정상 연체율에 가려진 사각지대 금고 수두룩" [새마을금고 현주소]

입력 2023-09-04 05:00 수정 2023-09-0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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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3-09-03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건전성 지표 악화 금고 80곳, 부실금고 현장 점검도 2개월 째 지연

1300여 개 새마을금고 중 연체율 10%가 넘는 ‘고위험 금고’가 일 년 새 5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체율 10% 미만이지만 자본적정성 지표가 크게 악화한 금고도 80여 개에 달했다. 연체율 ‘그늘’에 가려진 관리감독 사각지대에 있는 부실 우려 금고가 많다는 얘기다.

17조 원 규모의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 이후 새마을금고 위기설은 진정된 분위기지만 개별 금고의 부실화 논란은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 정부가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개별 점포에 대한 부실화 특별 검사를 하루 빨리 시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연체율 10% 넘는 고위험 금고 일 년 새 5배 '껑충'

3일 본지가 전국 1291개 새마을금고의 정기공시를 전수조사한 결과, 연체율 10%가 넘는 금고는 109개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6월(21개)보다 5배 늘어난 수준이다.

새마을금고 감독 기준에 명시된 경영실태평가기준에 따르면 연체 대출금 비율이 14%를 초과하면 ‘위험’ 등급으로 분류된다. 행정안전부는 연체율 10% 이상인 금고를 ‘부실 위험’이 높은 금고로 판단하고 있다.

부실 위험이 높은 금고 109개 중 33개는 서울 지역 소재 금고였다. 이어 △인천 15개 △경기 14개 △부산 13개 △대구 8개 △전북 6개 △충남 5개 △전남 4개 △대전3개 △울산 2개 △경북 2개 △광주 2개 △경남 1개 △충북 1개 순이다.

부실 위험 금고 수가 급증한 배경에는 저금리·부동산 활황 시기에 수익성 확보를 위해 기업대출을 크게 늘린 영향이 크다. 특히 부동산 PF 영향이 컸다. 전체 새마을금고의 6월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111조4000억 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99조3000억 원)보다 12조1000억 원 급증한 규모다.

같은 기간 연체율 또한 3.68%에서 8.34%로 4.66%포인트(p) 치솟았다. 같은 기간 연체율 10%가 넘는 금고의 기업자금대출 금액은 14조299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13조2505억 원) 대비 7793억 원 늘었다.

행안부는 금융위원회와 지난달 31일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통해 “금리 인상과 부동산 경기 침체로 금융권 연체율이 상승하는 가운데 새마을금고의 연체율도 기업대출 중심으로 올라 올해 상반기 건전성 지표가 전년 말 대비 다소 조정됐다”고 밝혔다.

정부 기준 마지노선 연체율 10% 미만 금고도 건전성 부실 노출

정부가 ‘스크린’ 대상의 기준으로 삼는 연체율이 소폭 개선됐다고 발표했지만 건전성 지표는 모두 악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기간 자산 건전성을 나타내는 순고정이하여신비율이 악화한 금고 수는 지난해보다 5배 증가했다. 올해 6월 기준 전국 새마을금고 중 순고정이하여신비율이 7%를 넘는 금고는 166개로, 전년 동기(32개)보다 134개 늘었다. 새마을금고 감독기준에 명시된 경영실태평가 기준에 따르면 순고정이하여신비율 7%를 초과하면 ‘취약’ 또는 ‘위험’으로 분류된다.

특히 연체율 10% 미만인 금고 중에서도 ‘부실 위험’에 놓인 곳도 상당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연체율이 10% 미만인 1182곳 중 순자본비율이 ‘취약(4등급)’, ‘위험(5등급)’인 금고는 34곳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연체율이 10% 이상인 109곳 중 순자본비율이 취약하거나 위험하다는 평가를 받은 금고는 2곳에 불과했다. 자본적정성 지표가 연체율 10% 미만인 곳이 더 심각하다는 의미다.

위험가중자산대비 자기자본비율이 6%보다 낮은 전체 61개 금고 중 78.7%(48곳)는 연체율 10%를 넘지 않은 금고였다. 자본적정성이란 금융기관에 손실이 발생했을 때 이에 대비할 충분한 자본을 갖추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순자본비율과 위험가중자산대비자기자본비율 등이 있다.

실제 경북 포항 A금고는 연체율이 4.94%로 ‘우수’에 해당하지만, 순자본비율 1.71%, 위험가중자산에 대한 자기자본비율 0.69%로 두 자본적정성 지표 모두 ‘위험’ 등급이었다.

사각지대 놓인 금고 수두룩…특별 검사도 시급히 시행해야

문제는 연체율이 높지 않으면 관리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당국이 최근 연체율 10%를 넘는 새마을금고를 대상으로 합동 특별검사 시행 계획을 밝혔다는 점이 이를 보여준다.

정부도 ‘연체율’만으로 새마을금고의 건전성 판단하면 안 된다는 입장이지만, 이에 대한 현장점검 계획은 보류된 상태다. 신진창 금융위원회 금융산업국장은 “연체율은 감독당국 입장에서 개별 금고의 건전성이 악화되는지에 대한 모니터링, 관리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도 “개별 금고가 실질적으로 문제가 되느냐에 있어서는 연체율뿐만이 아니라 자본적정성 지표를 봐야 한다”고 했다.

새마을금고법에 따른 감독 기능조차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할만한 사안이다. 자본적정성 지표가 취약하거나 위험해도 종합등급이 ‘우량금고’에 해당하는 1, 2등급이라면 감독기준 울타리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다. 부산 B금고는 6월 말 기준 순자본비율과 단순자기자본비율이 각각 3.26%, 1.77%이고 위험가중자산에 대한 자기자본비율은 4.32%로 모두 ‘취약’인 4등급을 받았다. 하지만 종합등급은 2등급 ‘양호’로 나타났다. 연체대출금비율이 2.59%로 1등급으로 산정된 영향이다.

한편, 전국 새마을금고 1291곳 중 6곳은 정기공시를 마감 시한 내 올리지 않았다. 새마을금고중앙회 측은 “일부 금고가 지표 재산정 때문에 (공시) 준비 중”이라며 “다음 주 중 모든 금고의 정기공시가 중앙회 홈페이지에 올라올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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