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두통·어지럼을 이유로 한 뇌·뇌혈관 등 자기공명영상(MRI) 검사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이 제한된다.
보건복지부는 30일 서울 서초구 국제전자센터에서 개최된 제9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MRI 검사 적정진료를 위한 급여기준 및 심사 개선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선방안은 정부가 2월 발표한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방안’의 후속조치다.
복지부에 따르면, 2018년 10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일명 문재인 케어)’에 따라 건강보험 적용 범위가 확대된 뇌·뇌혈관 MRI 검사는 검사량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51.2%씩 증가했다.
복지부는 “뇌·뇌혈관 MRI는 의학적 필요성이 분명한 경우에만 급여로 보장되나, 일부 의료기관에서 뇌질환과 무관한 단순 두통·어지럼에 건강보험 급여 청구 경향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단순 편두통으로 정형외과에 입원해 군발두통 증상(결막충혈·동공수축 등 신경학적 이상증상 동반)이 없음에도 ‘군발두통 증후군’을 주상병으로 MRI 검사를 시행하거나, 두통·어지럼 증상에 대해 일률적으로 복합촬영 최대급여 보장범위인 3촬영을 실시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에 복지부는 전문의학회가 참여하는 ‘급여기준개선협의체’를 통해 의학적 필요도에 근거한 MRI 검사 급여기준 개선안을 마련했다. 먼저 MRI 검사가 필수적인 두통·어지럼, 특발성 돌발성 난청 등 해당 여부를 명확히 판단할 수 있도록 급여기준을 구체화한다. 기존에는 뇌 MRI 급여청구 내역서에 ‘군발두통 증후군’만 기재돼도 급여로 인정했으나, 앞으로는 ‘특징적인 신경학적 이상증상’이 충족돼야 급여로 인정한다. 또 고령, 고혈압, 흡연 등 요인을 가진 환자에서 발생한 어지럼 등 의학적으로 뇌질환 연관성이 낮은 경우는 급여 대상에서 제외한다.
아울러 두통·어지럼 복합촬영 급여 보장범위를 최대 3촬영에서 2촬영으로 축소한다. 단, 중증 뇌질환이 우려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3촬영을 허용한다.
복지부는 “이번 개선방안을 통해 뇌질환과 무관한 단순 두통·어지럼에 대한 무분별한 MRI 검사 행태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개선방안은 행정예고 등을 거쳐 하반기 중 시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