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건설사도 ‘법정관리’…대우조선해양건설 부도에 건설업계 '덜덜'

입력 2023-02-08 15:44 수정 2023-02-08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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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이 짓는 평택 뉴비전 엘크루 모습 (사진제공=대우조선해양건설)
▲대우조선해양이 짓는 평택 뉴비전 엘크루 모습 (사진제공=대우조선해양건설)

건설업계 부도 우려가 재점화하고 있다. 시공능력평가 상위 100위 안에 포함되는 대우조선해양건설이 자금난으로 회생절차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지방 건설사 부도 사례는 있었지만, 100대 건설사가 부도 처리되면서 업계 내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8일 건설업계 따르면 대우조선해양건설은 6일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받았다. 지난해 12월 22일 대우조선해양건설 노조가 임금 34억 원을 못 받았다며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지 47일 만이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기준 83위로 상위권 건설사로 분류된다. 시공능력평가액은 3515억 원 규모로, 자체 아파트 브랜드 ‘엘크루’를 보유한 종합건설사다.

건설업계는 이번 부도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지방 건설사 부도 사례가 보고됐지만, 상위 100대 건설사의 부도는 다른 얘기라는 것이다. 춘천 레고랜드 사태 이후 최근 잠잠해진 PF시장에 또 다른 파장 일으키진 않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사실 대우조선해양건설은 지난해부터 월급을 제때 주지 않거나 공사 중단 등 문제가 자주 터져 업계에선 ‘넘어갈 곳이 넘어갔다’는 분위기”라며 “회사 자체 부도사례가 문제가 아니라, 이를 계기로 PF 조달 문제 등이 또 발생하는 등 분위기가 바뀌는 게 문제다. 이러면 중소 건설사만 또 자금난에 빠지는 악순환이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우려했던 일이 현실화된 것으로 (상위 건설사 부도는) 예상은 했었다”며 “대형사는 지난해 초부터 PF시장 경색 등 자금난에 대비해 내부 현금보유액을 대폭 늘렸고, 신규 분양이나 정비사업장도 철저히 따져보고 될 곳만 들어가는 상황”이라고 했다.

대우조선해양건설 부도를 계기로 건설업계의 직접 피해보다는, 금융권 등 연관 업계로 부실 위험이 번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펴낸 보고서에서 “회사 관련 불확실성에 노출된 유의 사업장 수는 5건에 불과해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한다”며 “다만 건설업 전반에 걸쳐 부실 위험이 상승하는 상황에선 건설사 위험이 부동산 신탁사로 전염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아울러 앞선 레고랜드 사태처럼 재차 부동산PF 위험이 불거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특히 수도권보다 지방에서 부동산PF 문제가 더욱 거셀 것이란 염려가 크다. 지방은 가뜩이나 미분양 물량이 많은 데다, 규모가 작은 중소 건설사 비율이 높아 자금조달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 달서구 한 주상복합 아파트 사업장에서 분양보증 사고가 발생했다. 광주에서도 재건축 단지에서 공사가 일 년째 멈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해 말부터 지방 중견 건설사 부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9월에 시평 순위 202위인 충남지역 건설사 우석건설이 부도났고 이어 11월에는 시평 388위 규모의 경남지역 소재 동원건설산업이 부도 처리됐다.

아예 폐업하는 건설사도 늘었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종합건설사 폐업 업체 수는 261곳으로 2021년(169곳) 대비 약 54% 늘었다. 같은 기간 종합건설사 수는 1만4248곳에서 1만8889곳으로 약 33%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폐업 비율이 더 높아진 셈이다.

김정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경제금융연구실장은 부동산PF발 건설사 부실 문제 해결을 위해 시공사 중심의 유동성 지원을 강조했다.

김 실장은 “브릿지론 이후 본PF를 시행한 사업장 가운데 조기 준공이 가능한 사업장을 선별해 직접 PF대출을 실행하는 방안도 필요하다”며 “아울러 정부주택공급정책과 부동산PF 물량을 연계하는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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