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쇼크 삼성전자ㆍSK하이닉스, “외국인 끌고 감산이 밀고”

입력 2023-02-01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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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메모리 주요 가정

 (대신증권)
▲삼성전자 메모리 주요 가정 (대신증권)
“오늘 원금 회복했는데 삼전(삼성전자) 팔아야 하나요?” “삼전이 실적충격에도 상승이라니, 대단하네요.”

1일 국민주 삼성전자가 장중 6만2700원까지 올라서자, 주식 관련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개미(개인투자자)의 바닥 논쟁이 펼쳐졌다. 오랜 기간 속썩이던 삼성전자 주가가 실적 쇼크에도 반등하기 시작하자 지금 팔아야 하는지, 아니면 앞으로 더 오를 테니 매수해야 하는 건지 궁금해하는 것이다. 삼성전자 소액주주 수는 지난해 6월 말 기준으로 592만2693명에 달한다.

40대 회사원 김모 씨는 삼성전자의 실질적인 감산으로 반도체 ‘수요 절벽’에 부딪힐 것이란 전망에 2000만 원을 추가 투자했다. 그는 “지인이 삼전 판 돈으로 테슬라에 투자해 400% 수익이 났다”라면서 “‘아직도 (삼전) 안 팔았냐?’라고 했을 땐 분하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1.31% 오른 6만1800원에 장을 마쳤다.

최근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업종 상승세는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끌었다. 외국인은 1월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 2조2280억 원, 7040억 원어치를 각각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2조8690억 원(삼성전자 2조760억 원, SK하이닉스 7930억 원) 나홀로 순매도였다. 오랫동안 주가가 오르기를 기다리다가 지쳐버린 개인투자자들이 결국 매도한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 시총 3위인 SK하이닉스 역시 이날 9만1400원까지 반등했다.

증권가는 삼성전자가 인위적 감산에 선을 그었음에도 설비투자의 연구·개발(R&D) 비중을 늘리기로 한 것은 사실상의 감산 조치라고 판단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언급한 대로 웨이퍼 컷(Wafer cut)이나 가동률 조절 등의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기조를 유지했다. 단, 설비 재배치 등을 통한 라인 운영 최적화를 추진해 자연 감산 효과가 있을 것임을 암시했다”고 분석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실질적 감산(생산설비 재배치, 라인 유지보수 강화, 설비투자 내 R&D 생산능력 확대)이 인위적 감산(가동률 조정, 웨이퍼 투입량 감축)보다 효과가 더 클 것으로 추정돼 6~7월부터 메모리 반도체 수급개선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주장했다.

증권가는 사실상 삼성전자의 올해 메모리 반도체 설비투자가 전년 대비 13%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D램 공급량은 9% 감소하고, 이는 곧 글로벌 D램 공급의 4% 축소 효과로 이어질 전망이다.

메모리 업체들의 감산 효과가 나타나면 2분기 이후 메모리 가격의 하락세는 상당 수준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업황과 실적은 1분기를 저점으로 반등에 나서며 손익도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가 예상한 삼성전자의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282조2366억 원, 21조3103억 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6.62%, 50.87% 줄어든 것이다.

삼성전자의 실질적인 감산으로 ‘수요 절벽’에 부딪힌 메모리 반도체는 수급 개선과 시장 반등 시점이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도 동반 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반등은 3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지난해 2분기부터 진행된 고객사의 공격적인 재고 조정으로 재고 수준은 1분기에 피크를 치고 2분기부터 감소하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메모리 수급 반전을 위해 업계 전반의 2023년 투자 축소 및 감산은 긍정적”이라면서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11만7000원을 유지했다.

권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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