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금융 업계 수장들이 2023년 새해를 맞아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올해도 경제 위기가 계속될 것이라며 선제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입을 모았다.
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3년 범금융 신년인사회' 신년사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올 한해도 금융시장·거시경제 불안요인, 취약계층 금융애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우리 경제의 재도약과 미래를 위한 금융지원에 전 금융권과 정부가 자신감과 신뢰를 가지고 함께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신년인사회에는 금융회사 대표, 정부 관계자와 은행연합회·금융투자협회·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여신금융협회·저축은행중앙회 등 6개 금융업권별 협회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경제·금융 수장들이 한자리에 모인 건 3년 만이다.
김 위원장은 "코로나19가 끝나가는 상황에서 발생한 역사적 인플레이션과 글로벌 통화긴축,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인해 금융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며 "금융권의 노력과 협조로 급한 불을 끌 수 있었지만, 언제라도 잠재 위험이 현실화할 수 있는 긴장되고 불확실한 한 해가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김 위원장은 올해 금융정책 추진의 큰 틀로 '안정'을 꼽았다. 금융시장·거시경제 불안 요인에 대해서는 신용 경색과 자금흐름 왜곡을 해소하고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을 유도해 금융시장 안정을 도모하기로 했다.
금리 급등에 따른 취약계층의 금융애로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서민금융과 정책모기지 지원 확대, 가계·소상공인 등의 채무조정제도 정비도 약속했다.
아울러 "불법사금융, 보이스피싱, 불공정거래 등 금융사기와 금융범죄에 대해 엄단해 억울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상당해 시계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한국은행은 정부와 함께 한국경제의 연착륙에 기여하기 위한 정교한 정책 대응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물가안정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 기조를 지속하는 한편, 경기, 금융·외환시장 상황 변화 등에도 유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중장기적으로는 디지털금융 혁신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에 대한 연구·개발을 비롯해 디지털 플랫폼과 새로운 금융 인프라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지급결제시스템 개선 및 안전성 제고를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올해도 시장과 관계기관 간 긴밀한 소통을 통해 대내외 불안요인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금감원은 위기 이후 금융산업의 재도약을 위한 준비과정을 아낌없이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또한, 이 원장은 "민생안정 지원을 위해 불건전 영업행위와 민생침해 금융범죄 예방을 위해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금융권에도 시장 안정과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금융권에 △위기대응능력 제고를 위한 건전성 관리 강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활력 회복을 위한 금융의 실물경제 지원 역할 △조직 내부통제 기능과 책임경영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공유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